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대만 연예인이 대만 응원한 죄... 中광고 4개 계약해지 당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대만 연예인 쉬시디(徐熙娣, 서희제). /쉬시디 인스타그램


중국 기업들이 한 대만 유명 연예인과의 광고 계약을 잇따라 해지했다. 그가 남긴 도쿄올림픽 대만 응원글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2일(현지 시간) 대만 연예인 쉬시디(徐熙娣, 서희제)는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대만 배드민턴 선수 다이쯔잉이 중국 선수에 패배하자 인스타그램에 다이쯔잉 선수 사진과 함께 “졌지만 자랑스럽다”면서 “죽을뻔했다”라는 글을 남겼다. 쉬시디는 샤오S(小S)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인기 연예인으로 배우, 전문 MC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다이쯔잉 선수의 과거 이력과 쉬시디의 단어 사용을 문제 삼았다.

조선일보

지난 2일 쉬시디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그는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중국에 패배한 대만 배드민턴 선수 다이쯔잉 사진과 함께 “졌지만 자랑스럽다”며 “죽을뻔했다”라는 글을 남겼다. /쉬시디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들은 다이쯔잉 선수가 과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글을 남겼다며 웨이보(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쉬시디의 게시물까지 비판했다. 또 일부 네티즌은 쉬시디의 게시물에서 ‘죽을뻔했다’는 문장에 대해 경기가 팽팽해서 남긴 것이 아니라 중국에 패배해 화가 나서 남긴 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국가의 의미를 내포한 단어 사용이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쉬시디는 논란이 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국수’(国手)라는 단어를 포함한 댓글을 남겼다. 국수는 한 국가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이르는 말이지만, 중국 네티즌은 단어에 국가라는 의미가 포함됐다며 비판했다.

한 중국 네티즌은 “대만과 홍콩은 (도쿄올림픽에) 국가가 아니라 중국의 한 지역 대표로서 나갔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지적했고, 다른 네티즌은 “그렇게 대만이 좋으면 평생 대만에서만 얼굴 내놓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논란이 불거지자 쉬시디를 모델로 기용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계약 해지에 나섰다. 2일 중국 성인용품 기업 오수가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국가 통일을 확고히 지지한다”며 “국가를 분열시키려는 모든 언행을 반대한다”고 밝히며 쉬시디와의 계약 종료 소식을 알렸다.

이외에도 중국 내 화장품 기업, 건강음료 브랜드 등 2곳과 프랑스 샴푸 브랜드 클리어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며 광고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광고계약 해지로 인한 쉬시디의 손해를 약 3200만위안(57억원)로 추산했다.

한편 대만 네티즌은 쉬시디 인스타그램을 찾아와 “선수를 응원하는 일이 정치와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 “쉬시디는 중국 네티즌의 악의적인 공격에 의한 피해자다” “쉬시디는 올림픽에 나간 선수를 응원했을 뿐인데 광고에서 퇴출당했다” “이상한 네티즌은 나라마다 있고, 그들은 자신들이 남긴 글로 인한 피해에 책임지지 않는다” “국수라는 단어는 관습적인 표현일 뿐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송주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