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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스스로 입 꿰맨 英 사제…“기후 위기 외면하는 언론” 침묵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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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영국의 팀 휴이스(71) 신부가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언론을 규탄하기 위해 입을 꿰맨 채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기독교인 기후행동(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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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사제가 자신의 입을 꿰맨 채 시위를 벌였다. 기후 변화를 외면하는 언론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3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팀 휴이스(71) 신부가 지난 2일 런던 중심부에 있는 영국 언론사 ‘뉴스유케이’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곳은 세계적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의 영국 지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휴이스 신부는 입을 꿰맨 채 종이 팻말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곳곳에는 포스터도 붙였다. 팻말과 포스터에는 ‘머독- 보리스(영국 총리)와 프리티(영국 내무부장관)의 실권을 쥐고 있는 기후 과학 파탄자’, ‘머독-지구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사람?’ 등의 글귀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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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팀 휴이스(71) 신부가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언론을 규탄하기 위해 입을 꿰맨 채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기독교인 기후행동(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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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앞서 찍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그는 머독을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인물’로 불렀다. 머독과 같은 미디어 거물이 정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기후 위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머독의 행동이 세상에 가한 끔찍하고 폭력적인 참상을 보여주고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입술을 꿰맨다”며 “입을 꿰매는 것은 절망의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로 인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셀 수도 없이 많다”며 “기후 변화와 진실에 대한 소리는 침묵 당했다”고 했다.

휴이스 신부는 2시간 가량 침묵 시위를 이어간 뒤 실을 제거했다. 휴이스 신부는 기후변화방지 운동단체인 ‘멸종 저항’(EX) 산하 기독교 조직 ‘기독교인 기후행동’(CCA) 소속으로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시위를 벌이다 14일 동안 수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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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를 외면하는 언론 규탄 시위를 벌인 팀 휴이스(71) 신부가 스스로 입을 꿰매는 모습./기독교인 기후행동(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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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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