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CNN 크리스 쿠오모, 형 입장문까지 대신 써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왼쪽)와 남동생인 크리스 쿠오모 CNN앵커. [AP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냈고 직장 동료들이 곧 개인적인 친구들이기도 하다. 누구도 괴롭히려거나 피해를 줄 의도는 없었다."

지난 2월 잇따른 성추행 폭로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내놓은 성명문의 초안 작성을 남동생인 크리스 쿠오모 CNN앵커가 적극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3일(현지시간)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밝힌 특검 수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뉴욕검찰은 165페이지 분량의 수사보고서를 통해 쿠오모 지사가 전·현직 보좌관 등 11명을 성추행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는 친밀한 행동이 아닌 불법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특검은 크리스 쿠오모 앵커가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와 참모진을 상대로 적극적인 '카운셀링'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크리스 쿠오모는 성명문에 "사적인 친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다른 이들을 해칠 의도는 없었다"는 등의 내용을 넣어 주지사가 충분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주길 원했다고 한다.

해당 문구는 지난 2월 말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문에 그대로 포함됐다.

매일경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AFP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크리스 쿠오모 앵커는 형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해 열린 비공개 대책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3일 저녁 자신이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 '쿠오모 프라임타임'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정치·언론계에서 거물급 인사로 평가되는 두 사람이 대형 스캔들에 휘말림에 따라 크리스 쿠오모 앵커의 거취에도 눈길이 쏠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CNN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정치나 언론에서 이와 같은 관계는 보기 힘들다"며 "한 사람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주정부를 지배하고 있고, 한 사람은 최고로 인기 많은 TV쇼를 진행한다. 이들 형제에게 나란히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들은 "가족이란 것은 고를 수 없으며 인기가 많은 '프라임 타임'의 시청자들이 그를 계속 원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이들은 "스캔들과 관련해 크리스 쿠오모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는 회사 측 결정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고보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