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여야 달군 '후보 검증단'… 2007년 '이명박 검증' 요구 속 탄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근혜·이명박 검증 공방 속 도입

네거티브 과열, 부실 검증 논란도

아시아경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후보 검증단'이 화두에 올랐다. 여권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 야권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각종 논란이 불거지자 도덕성 등 결함이 있는 후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민의힘은 몇몇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시작되자 당 지도부가 나서서 후보 검증단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장 후보에 오른 김진태 전 의원이 과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저격수 역할을 했던 것을 두고 중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다른 후보들도 김 전 의원이랑 여러 가지 인연이 있다. 예를 들면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김 전 의원에게 배신자였다"고 반박했다.

또 후보 검증단을 기존 경선준비위원회 산하가 아닌 대표실 직속 기구로 구성한다는 것을 두고 당 지도부의 독단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검증단을 두고 "당 대표 직속으로 설치한 적이 없다"면서 "(당시) 후보들의 의견을 들어서 설치했다. 당이 후보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독립적 기구로 둔다는 뜻이지, 내가 제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대선 경선을 한발 앞서 시작한 민주당에서도 후보들 간에 별도의 검증기구를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사실상 선두인 이 지사를 향한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검증단 설치와 관련해 "별도의 검증단이 필요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보 검증 기구는 지난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에서 도입된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박근혜 당시 후보 간 검증 공방이 치열해진 상황이었다.

당시에도 검증의 필요성과 주체를 두고 논란이 계속됐다. 박 후보 측 유승민 전 의원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자, 이 후보 측 정두언 전 의원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 자체가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라며 "특정 후보 캠프에서 직접 검증을 하겠다거나 언론에 검증을 요구하는 건 국민과 언론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맞섰다.

이후 논의 끝에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준비기구인 '국민승리위원회'가 국민승리위 산하에 후보검증위원회을 구성했다. 검증위는 대선 예비후보와 관련한 각종 제보를 접수받고 관련 자료 검증, 해명 청취 등의 방식을 활용해 후보들과 관련된 의혹들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검증위는 박 후보가 문제를 제기해 왔던 이 후보의 도덕성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검증하는 데 주력했다.

당시 검증위는 각 후보의 동의 절차를 거치기도 했다. 검증위 발족 당시 이사철 국민승리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각 후보측 대리인들 모두에게 검증 기구 구성과 활동 방식에 동의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검증위는 두 후보 측의 협조를 이끌어낼 권한과 수사권이 없어 '부실 검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강재섭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검증위가 제대로 조사하려 해도 후보 측이 자료 하나 선뜻 제출해주지 않고 있다"며 검증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설립 취지와 달리 네거티브는 더욱 과열됐다.

이번 대선 역시 윤 전 총장, 이 지사 등 후보들을 둘러싼 검증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에선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 네거티브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등 '영입 주자'들을 향해 당내주자들이 견제 모드로 돌입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 윤희석 대변인은 "(다른 후보들의) 비판이 과열된 것도 있고, 해명할 부분도 많다"며 "아직은 경선이 시작된 것도 아닌데 일일이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