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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日스가, 20%대 지지율에도 연임 가도 '청신호'...역설적 상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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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여론조사 스가 내각 지지율 28%
60%는 "스가 총리 계속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반 국민 여론과 별개로 자민당 파벌들 "스가 지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연임 청신호
당선시, 日총리직 지속


파이낸셜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5년 8월 일본 나카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9일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참석,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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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림과 동시에 일본 스가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았다. 보통의 경우, 20%대 지지율은 총리가 교체될 수 있는 위험수위로 여겨지나, 이번에는 양상이 좀 다르다. 지난해 '담합 정치'로 스가 정권을 만들어낸 집권 자민당의 주요 파벌 수장들이 최근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향해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낮은 지지율에도 연임 가도에는 '청신호'가 켜진 역설적 상황이다. 다만, 자민당이 낮은 지지율을 얼마나 용인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가 올 가을 중의원 선거 전까지 좀처럼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20%대 지지율이 나온 곳은 일본의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이 지난 7~8일 실시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 달 조사 때보다 3%포인트 하락한 28%로 나타났다. 아베 2차 내각(2012년 12월~2020년 9월)때 최저였던 29%보다도 더 낮게 나온 것이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직전 조사 때 49%에서 53%로 4%포인트 상승했다.

올림픽 개막 직전인 지난달 16일 지지통신 여론조사 때 29.3%로 30%대가 붕괴된 흐름이 이번 8월 아사히 조사 때에서도 유지된 것이다. 일본의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 통신사들은 매월 정례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매체별로 편차는 있으나 흐름 자체는 대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조만간 발표될 다른 매체들의 8월 여론조사에서도 20%대 후반~30%초반의 지지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아사히 조사에서 올해 9월 말로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재선돼 총리직을 계속하기를 원하냐는 질문에는 60%가 "계속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파이낸셜뉴스

지난 8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 앞에서 일본의 시민들이 도쿄올림픽 폐막식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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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런 부정적 여론에도 스가 총리의 연임 가도는 아직까지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의 수장인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총리의 재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선거에서 이긴 사람이 다수당 총재로 일본 총리가 된다. 호소다 의원은 "총리가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정치적 책임을 묻기보다는 우리는 이 상황을 견디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두둔했다. 호소다파는 자민당 최대 파벌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속한 파벌이기도 하다.

코로나 재확산의 반복과 지속되는 경기 후퇴 등으로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당장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스가 총리가 호소다파의 요구대로 아베 정권의 유산인 도쿄올림픽 개최를 완수한 만큼, 한 번의 연임은 밀어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스가 총리 만들기'의 1등 공신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지난 3일 이미 연임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 시절, 총리 후보감 여론 조사에서 줄곧 2~5%대 지지율에 불과했던 무파벌의 스가가 총리 자리에 오른 것은 자민당 주요 파벌인 호소다파, 아소파, 다케시타파, 니카이파 등 당내 주요 파벌들의 담합 정치 덕분이었다. 자민당 일반 당원들이 배제된 가운데 자민당 의원들끼리 '약식'으로 치러진 지난해 9월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당원들이 참여하게 되나 이 역시 파벌들의 '매직'이 통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스가 밀어주기 움직임이 가시화됐으나,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가을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스가 총리가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한다면 자민당 내에서도 계산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아사히 조사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에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 "좋았다"는 응답은 56%를 차지했다. 반면 "좋지 않았다"는 3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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