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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속도낼까…이재용 가석방으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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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조 규모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 계획 조만간 확정 전망

삼성SDI·삼바 투자, 대형 M&A 등도 가석방 계기 속도낼 듯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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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이 9일 결정되면서 그와 삼성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록 주요 경제단체들이 청와대에 건의했던 사면은 아니지만, 이번 가석방을 계기로, 삼성이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추가 건설을 비롯해 그간 미뤄왔던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0일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그간 결정을 미뤄왔던 170억달러(약 19조4000억원) 규모의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부 투자계획을 우선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과정에서 발표한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과 관련, 투자 규모만 밝혔을 뿐 공장 건설 지역과 시기 등 세부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LG나 SK가 발빠르게 미국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더딘 행보였던 만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해야 삼성이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어왔다.

더구나 삼성은 신성장 동력으로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파운드리에서 대만의 TSMC를 추격해야 하는 다급한 위치에 놓여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TSMC 55%, 삼성전자 17%로 두 기업 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가 38%p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4분기보다 격차가 1%p 더 커진 것으로, TSMC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5조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삼성은 미국 인텔의 추격도 받고 있다. 인텔은 올해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파운드리 경쟁력을 좌우하는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에서 삼성전자 및 TSMC와 2025년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재계 관계자들은 풀려난 이 부회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현황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챙길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되기 직전 평택공장 파운드리 장비 반입식에 참석했고,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 네덜란드의 EUV 장비업체 ASML 경영진과 미팅을 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위해 매진해왔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투자 규모만 밝힌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과 관련한 투자지역 확정도 이 부회장의 앞에 놓여 있는 과제로, 이번 가석방으로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와 함께 삼성SDI의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투자 등도 삼성이 조만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2016년 미국 전장 기업인 하만을 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끊겼던 삼성전자의 대규모 M&A도 이번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로 속도를 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진행된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년 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인수합병)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M&A를 추진할 때는 회사의 지속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사업 영역이나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고,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전장 등 포함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되는 분야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이번 가석방에 대해 삼성은 공식적은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그의 경영 복귀를 차분하게 준비해 온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는 가석방이 이뤄졌다는 점은 삼성을 비롯해 재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대한상의, 경총 등은 법무부가 취업제한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경우 경영활동에 여러 제약이 있을 수 있는 가석방보다는 사면이 필요하다고 청와대에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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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허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8.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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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이번 가석방 취지를 고려하면 경영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의 결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실제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허가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을 가석방 대상에 포함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가석방 결정은 삼성과 재계에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의 회계 부정 및 시세조종 혐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 등 삼성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전날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허가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 부회장은 광복절 이틀 전인 오는 13일 오전 10시께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출소는 올해 1월19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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