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담화 우려 안해…이전에 들었던 것"
"단기적 관계 개선 위한 정치적 도구 안돼"
미 전문가들 "중대 도발행위 하진 않을 것"
한·미 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된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고공정찰기인 U-2S가 착륙하고 있다. 한미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진행한다. 위기관리 참모훈련은 전쟁 발발 전의 돌발 사태를 적절히 관리해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방안을 점검하는 훈련이다. 본훈련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은 16~26일로 예정됐고 예년처럼 방어(1부)와 반격(2부) 등의 시나리오 그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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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제임스 셔먼 전 주한미군사령관(2011~2013년 재임)은 최근 북한이 김여정 명의로 낸 두 차례 담화 내용과 관련해 “솔직히 그들의 수사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이미 이전에 들었던 것과 똑같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범여권 의원 74명이 지난 5일 발표한 연합훈련 연기 촉구 공동성명에 대해선 “한국은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언제나 국경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한국 방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우려했다.
버웰 벨 전 사령관(2006~2008년 재임)도 여권의 반응과 관련해 “북한을 효과적으로 억지하고, 필요하다면 격퇴하기 위한 동맹의 군사 준비태세를 북한과의 잠재적이고도 단기적인 관계 개선에 사용하는 정치적 도구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방송에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특히 이같은 움직임이 한미동맹에 균열을 일으키면 북한은 물론 중국에도 나쁜 신호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도 미래에 한반도 전쟁에 참전한다면 억지와 격퇴의 잠재적 대상”이라면서다. 그는 또 “허약함을 노출하고 불공평한 화해를 모색하면 중국과 북한만 대담하게 만들어 두 나라는 우리의 강력한 동맹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미 연합훈련 조건부 연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영석, 윤미향, 설훈, 이병훈, 유기홍, 윤영덕, 진성준 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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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틸럴리 전 사령관(1996~99년 재임)은 김여정 명의로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가 나온 것에 대해 “누가 대변인으로 나서든 북한의 수사는 변함이 없다”며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ㆍ안보 구축을 원한다면 그런 뜻을 밝힐 수 있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고 방송에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그렇게 하는 대신 아무 상호 조치도 없이 한국이 많은 것을 양보하기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일 북한이 연합훈련 시행을 두고 “반드시 대가를 치를 자멸적 행동”이라고 위협한 것과 관련해 미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심각한 도발로 대응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담당 과장은 “북한의 최근 입장 표명은 선전용이자 향후 북·미 대화에서 지렛대를 얻기 위한 전형적 수법”이라며 “북한은 이미 코로나19와 대북제재로 심각한 상황에 부닥쳐있는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과 같은 중대 도발 행위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컴퓨터 기반의 연합훈련이 북한에 직접적인 군사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훈련 시행을 두고 한미 간 입장차를 벌여 동맹을 약화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북한의 지난 수년간 행보를 볼 때 향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같은 중대 도발은 자제할 것”이라고 방송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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