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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원로법관, 운전기사에 갑질 의혹…법원 "사실관계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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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 법원 내부망에 원로법관 갑질 폭로글
"주 1회 점심시간 성경공부 및 헌금 요구" 주장
"통풍 시트도 틀지 말라...차 막히면 계속 재촉"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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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근무하는 원로 법관의 운전기사가 지속적으로 갑질을 당했다는 폭로를 제기해 법원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법원 생활 너무 힘듭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을 작성한 A씨는 해당 법원에서 근무하는 B법관의 차량 운전을 담당했다. B법관은 법원장을 역임한 뒤 원로법관에 지명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글에서 "지난 3년간 법원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B법관이 △요일별로 당번을 정해 주 1회 B법관과 식사 △주 1회 점심시간 성경 공부하며 헌금 걷기 등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차량 배차 후 자비로 세차를 해야 했고, 오전에 눈이나 비 예보가 있어도 주말 전날에는 무조건 세차를 해야 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또한 B법관이 통풍시트를 틀지 말고 하거나, 차량이 많아 신호에 걸리면 "그 시간이 쌓이면 몇 분인지 아냐"며 빨리 운전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도 폈다. 차가 막히면 창문을 두드리며 "막히는 차선에 왜 계속 서있냐. 차선을 빨리 변경하라"고 재촉하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이같은 상황은 현재 진행 중인데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며 "제 삶에 있어 마지막 선택까지도 생각했던 중이라 이렇게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법원 관계자는 "B법관이 속한 법원은 규모가 작아 감사 기능이 없어, 해당 법원의 상급법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현재 다른 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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