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앱을 통해 대여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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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몇 번으로 손쉽게 택시를 부르고, 대리운전 기사 호출, 전기 자전거 대여에 내비게이션까지 이용할 수 있는 종합 이동 서비스 앱 ‘카카오T’. 카카오모빌리티가 2017년 출시한 이 앱은 이동에 필요한 모든 수단이 담겨 메신저 ‘카카오톡’만큼이나 국민이 자주 쓰는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누적 가입자 수는 2800만명(2020년 기준), 택시 기사 회원 수는 23만명에 달합니다. 카카오T가 차지하는 국내 택시호출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용자들의 비난 대상에 올랐습니다. 주요 서비스 가격을 인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카카오T 유료화 논란이 무엇인가요?
A.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 달 6일부터 카카오T 내 전기 자전거 대여 서비스의 기본요금(15분 기준 1500원)을 없애고, 분당 요금을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1시간 이용 시 요금이 6000원에서 9000원으로 오르게 된 셈입니다. 카카오T 택시 호출 성공률을 높여주는 ‘스마트호출’ 요금도 기존 1000원에서 최대 5000원으로 상향됐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유료 멤버십(월 9만9000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택시기사가 원하는 목적지의 콜을 빠르게 확인하는 등의 배차 혜택을 주는 게 특징입니다. 이에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수금 본색’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Q. 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나요?
A. 세계 최대 검색 포털 기업 구글도 주요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은 내년 7월부터 대학 등 주요 기관에 무료로 제공해왔던 ‘구글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을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구글의 지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구글 클래스룸 같은 주요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교육기관용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저장용량에 제한이 없어 서울대뿐만 아니라 고려대, 경희대 등 국내 주요 대학들이 2019년부터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돌연 대학별 저장공간을 100TB(테라바이트)로 제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 이상의 저장공간을 사용하려면 유료 상품에 가입해야 합니다. 구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에 당황한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용자의 사진, 영상을 보관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포토’도 지난 6월부터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습니다. 구글 포토도 ‘무제한 저장공간’ 덕분에 이용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은 서비스입니다. 현재 15GB의 저장공간만 무료로 제공되고, 그 이상의 용량에 대해선 비용을 내야 합니다.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앱마켓 ‘구글플레이’에 수수료가 높은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 적용하겠다는 것도 유료화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카카오와 구글의 공통점은 무료 서비스를 앞세워 이용자를 길들인 후,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가격을 인상한다는 점입니다.
Q. 민간기업이 마음대로 가격을 결정하면 안 되나요?
A. 구글이나 카카오는 각 분야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세워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껏 수많은 시간과 노력, 자원을 투입해왔습니다.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건 당연합니다. 가격을 결정하는 것도 온전히 기업의 자유입니다. 선택은 시장이 하는 것이지요.
다만 그들이 조성한 생태계 내에 활동하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입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글과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이 지난 몇 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이용자들의 역할도 한몫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T 택시 서비스는 기사와 이용자가 있어야 하고, 유튜브도 창작자와 시청자가 있어야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존재인 셈입니다. 플랫폼 기업은 ‘이해관계자 중심의 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령, 가격 정책을 변경할 때,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최근 주요 국가들이 빅테크 기업의 독점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이 휘두르는 영향력이 너무 커지자, 국가 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이 ‘일방통행’을 했기에 발생한 결과입니다. 플랫폼 기업의 유료화 공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적당한 선을 지키지 못한다면, 이용자 저항에 계속 부딪힐 것입니다.
정명섭 기자 jms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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