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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작으면 '유성우', 크면 '대재앙'…인류는 다트를 쏜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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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과 소행성, 영화 '딥 임팩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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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작으면 여름 밤 가족 캠핑의 하이라이트, 크면 지구 멸망. 무슨 소리냐구요? 오늘(12일) 밤 시작되는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실제 주인공인 '소행성' 이야기입니다. 말 그대로 작은 소행성 조각들은 빛나는 별똥별이 돼 지구에 아무 해도 끼치지 않으면서 누군가의 추억으로 남는 반면, 커다란 소행성은 인류 멸종을 가져올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끼칩니다. 지금부터 유성우와 '지구 멸망'과 관련한 소행성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 13일 오전4시 최대

이날 밤 올 여름 최대의 우주쇼라고 불리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떨어집니다. 3년 만의 최대 규모인 데다 한밤 중이어서 관찰하기에 적기지만 흐린 날씨 탓에 우리나라에선 관측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이날 밤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오고 구름이 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유성우는 태양풍에 의해 혜성이나 소행성의 궤도에 남아 있는 잔해물 사이를 지구가 통과(공전)하면서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유성은 소행성들의 조각이죠. 페르세우스 유성우라는 이름은 매년 7월 17일에서 8월 24일 사이 지구가 스위프트-터틀(109P/Swift-Tuttle) 혜성의 궤도를 지나는데 이때 발생하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지구에서 볼 때 유성우가 시작되는 지점(복사점)이 페르세우스 별자리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1월의 사분의자리(용자리)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연중 3대 유성우로 꼽힐 정도로 밝고 화려한 별똥별이 많이 떨어집니다. 국제유성기구(IMO)는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극대시기를 13일 새벽 4시경으로 예보했습니다. 시간당 최대 110개의 유성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의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관측 가능한 시간대에 달이 없어 최적의 관측조건을 보이는데 2018년 이후 3년만입니다.

유성은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며 하늘이 어두울수록 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주변에 불빛이 없고 시야가 탁 트인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망원경을 쓰면 관측이 어려우니 맨눈이 훨씬 낫습니다. 페르세우스자리 주변 사방으로 유성이 떨어지므로 맨눈으로 넓은 하늘을 오랫동안 관측해야 보다 많은 유성을 볼 수 있죠.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달이 지는 저녁 10시 이후부터 해가 뜨기 전인 다음날 새벽 5시 사이가 최적의 관측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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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면 '대재앙'

소행성이 지구에 해를 끼칠 확률은 낮은 편입니다. 작은 조각들은 대기권 진입 도중 타버려 유성우가 됩니다. 문제는 큰 조각들입니다. 드물지만 커다란 피해를 입혀왔습니다. 2013년 2월13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크기 17~20m급 소행성은 무려 TNT 약 600kt 규모의 충격파로 부상 1613명, 건물 7320채 파괴 등 작은 지역을 괴멸시킬 정도로 파괴력이 컸습니다. 소행성의 경우 10m 이하는 10년, 30m 이하는 100년, 140m 이하는 5000년에 한 번꼴의 확률로 지구에 떨어질 수 있다네요. 특히 약 6500만년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 일대에 떨어진 지름 10km의 거대한 소행성 파편은 엄청난 충격과 먼지 등으로 기후 온난화ㆍ화산 폭발ㆍ대지진 등을 유도해 결국 당시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을 멸종시킨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대재앙이죠.

지난 3월에도 소행성 아포피스가 지구에서 불과 1680만㎞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한 적이 있습니다. 아포피스는 오는 2029년에는 이번보다 훨씬 가까운 3만7000㎞ 거리로 지구를 지날 예정인데, 이는 정지궤도 위성보다 약 4000㎞ 더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처럼 큰 소행성이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100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난답니다. 2004년 아포피스가 처음 발견된 직후엔 지구에 가장 위험한 소행성이라고 불렸죠.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아포피스가 지구에 근접하는 2029년과 2036년 충돌 가능성은 없다고 봤지만 2068년 충돌 가능성은 38만 분의 1 정도로 예측했었습니다. 아포피스가 한반도에 떨어지면 수도권 전체를 파괴할 정도의 가공할 피해가 우려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궤도가 다소 불규칙해지면서 향후 100년내 지구와 충돌할 일은 없다는 쪽으로 예상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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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딥 임팩트', 현실이 된다

만약 대형 소행성이 지구에 접근할 경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영화에선 특공대가 소행성에 착륙해 핵폭탄을 터뜨려 해결합니다. 미국과 유엔(UN)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는 실제로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외기권의평화적이용을위한위원회(COPUOS)' 산하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를 통해 소행성들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매년 국제우주학회(IAA)가 여는 행성방위학회(Planetary Defence Conference)에서는 각국 전문가들이 모여 시나리오도 만들고 있는데, 영화처럼 소행성에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이 유일한 대처법이랍니다.

NASA는 좀더 적극적입니다. 우주를 향해 다트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작은 화살이 아니고 DART(Double Asteroid Redirect Test), 즉 '이중 소행성 방향 조정 실험'을 실시한다는 얘깁니다. 구체적으로, NASA는 존스홉킨스 응용과학연구소와 함께 오는 11월24일 DART 우주선을 발사하는데, 이 우주선은 초속 6.6km의 속도로 약 1년간 운항한 후 2022년 9월쯤 지구에서 약 1100만km 떨어진 지점에서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에 충돌합니다. 디디모스는 780미터 크기의 디디모스A와 160m미터 크기의 디디모스B로 구성된 이중 소행성입니다. NASA는 이번 실험을 통해 지구로 돌진해 오는 소행성의 방향을 바꾸거나 해체시키는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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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가 오는 11월 발사할 예정인 DART 우주선. 이중 소행성 궤도 변경 임무를 맡고 있다. 사진 출처=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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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관측이 불가한 작은 소행성들입니다. 지구 인근을 오가는 소행성은 직경 150m 이상만 지난해 말 현재 2155개가 발견돼 있는 상태고, 140m 이하는 아예 관측이 어려워 통계 내기도 힘듭니다. 대략 5년에 1개씩 정지위성궤도(약 3만5000㎞)보다 더 가까이 근접하는 소행성들이 나타나고 있죠. 소행성은 작지만 10~50m만 되더라도 도시 하나를 없앨 수 있는 만큼 파괴력이 강합니다. 현재로선 인류의 관측망에서 벗어난 작은 소행성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도시를 파괴해도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 정부도 2014년 우주개발진흥법을 개정해 우주로부터의 위험에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1월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환경감시기관'으로 지정돼 감시, 통보 등 주요 실무를 책임지고 있죠. 관측용 광학망원경 네트워크인 'OWL-Net'를 구축해 직경 140m 이상 소행성을 직접 감시합니다. 또 2023년까지 감악산에 레이더 시스템을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칠레에 직경 1.5m급의 광학망원경을 만들어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과 우주쓰레기를 감시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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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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