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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아베 형제' 등 야스쿠니 신사 대거 참배...스가 내각 장관 "韓中도 이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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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日 패전일 맞아
아베 전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틀 전 친동생 기시 방위상도 참배
스가 내각, 현재까지 총 5명 아스쿠니行
스가, 주변국 가해 책임 언급 안 해
나루히토 일왕 '반성' 언급


파이낸셜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일본의 태평양 전쟁 패전일인 15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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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태평양전쟁 패전일(종전일)인 15일 '일본 군국주의의 성지'로 불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자민당 보수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 우익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으로 어린시절 외가에 양자로 보내진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이미 이틀 전, 현직 방위상으로는 5년 만에 참배를 마쳐, 형제가 잇따라 우익 본능을 노골화했다. 또 기시 방위상을 비롯해 이번 패전일을 계기로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스가 내각의 각료 5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으나 태평양전쟁 종전(패전) 76년 행사에서 아베 전 총리가 주창한 '적극적 평화주의'를 계승 의지를 강조했다.

아베 형제 우익 행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참배 후 기자들을 만나 "지난 대전(태평양 전쟁) 때 조국을 위해 산화된 영령들에게 존중의 뜻을 표하고, 고이 잠드시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지난해 퇴임 후 이번이 네번째다. 지난해 9월 퇴임 직후 야스쿠니 신사의 영령들에게 '퇴임 보고 참배'를 했으며, 지난해 10월 가을 제사, 올해 4월 봄 제사, 이어 이번 패전일까지 연달아 방문했다.

아베 전 총리는 두번째로 정권을 잡았던 아베 2기 내각 출범 후 1년 만인 2013년 12월 현직 총리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가 한중의 반발은 물론이고, 미국이 "실망했다"는 반응을 내놓자 현직 시절에는 참배하지 않으나 퇴임 후엔 거침없이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고 있다. 보수 우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최근 스가 내각 지지율 급락으로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재등판설' 내지는 아베 전 총리가 차기 총리의 '킹 메이커' 노릇을 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어, 아베 전 총리의 정치 활동 재개 움직임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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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지난 13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 참배를 실시했다. 현직 일본 방위상으로는 5년 만의 참배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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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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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내각 각료들도 우익 행보를 노골화했다. 기시 방위상,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 이노우에 신지 엑스포담당상 등 5명이 참배를 마쳤다. 기시 방위상과 이노우에 담당상을 제외한 3명은 아베 정권 때 기용돼 스가 정권에서도 직을 이어가고 있는 각료들이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참배 후 "한중 등 주변국들이 반발하고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국(일본)을 위해 고귀하게 희생한 선인들에게 존숭의 마음을 갖고 참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중도)이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가 총리, 주변국에 가해 책임 언급無
스가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추도식'에서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의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보는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아베 전 총리 때부터 등장한 개념이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일제의 침략 전쟁 당시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즉위 후 세 번째로 태평양전쟁 종전 행사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3년 연속으로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일왕은 "전후 오랜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000위는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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