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합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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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을 선언했다. 안 대표는 "작은 정당을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향후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고 열린 입장을 내놨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며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지지층의 확대를 가장 중요한 통합의 원칙으로 강조해왔다"며 "하지만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 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은 정당 하나를 없애는 식의 통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지층 확대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민의당은 그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대표를 향해 '예스(YES)인지 노(NO)인지만 답하라'고 수차례 밝힌 것에 대해 강압적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제1야당(국민의힘) 만으로는 정권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며 "저희는 중도층을 대변해 그 분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정책화하고 앞으로 열심히 정당 활동을 계속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절망의 정치'를 한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운외창천(어두운 구름 밖에는 푸른 하늘이 있다)이란 말을 아실 것"이라며 "코로나19란 어두운 구름에 대한민국 전체가 갇혀 있고 국민들이 그 속에서 고통 받고 있다. 정치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즉 절망을 만드는 정치가 아니라 희망을 만드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과 합당이 결렬되며 국민의당은 독자적인 대선 후보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계획에 대해선 향후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며 "우선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당을 먼저 추스리고 당원과 함께 논의해서 길을 찾겠다"고 답했다.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하기 위해선 국민의당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 당헌에 따르면 대권주자는 대선 1년 전까지 당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안 대표가 제3지대에 머무르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손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대표는 이같은 관측에 대해 "지금 어떤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어떤 분이든 만나서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고 열린 입장을 내놨다.

안 대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합당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저는 야권 지지층을 넓힐 수 있는 그런 통합을 주장했다"며 "지금 현실이 그렇게 하기 힘들지 않나. 오히려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 가능성이 낮아져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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