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5달러(1.7%) 하락한 배럴당 6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일 이후 일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유시장에서는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원유 가격은 배럴당 66.4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5월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이어지고, 중국의 산업생산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은 모두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한층 더해졌다.
아프가니스탄 수도를 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이 장악하면서 지정학적리스크도 주목을 받았다.
중국 지표 둔화와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불거지면서 원유시장에서는 아시아권 원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달러 강세 가능성도 한 몫 했다.
아프가니스탄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선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한 수요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및 애널리틱스 매니저는 "최근 몇 주 동안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급속한 확산과 이에 따른 수요 우려에 초점을 맞추면서 원유 및 원유제품 가격이 다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XM의 마리오스 하지키리아 선임 투자 분석가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가시적인 시장 영향은 없다"면서도 "아프가니스탄의 불안이 국경을 넘어 확산될 경우 아시아권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유가가 낮게 거래됐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대서양 지역의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델타 변이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요 대기업의 사무실 복귀 계획이 지연되고, 해외여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중국 수치를 보면 7월 원유 가공량이 5천906만 톤(하루 1천390만배럴)으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는 "델타 변이의 확산을 이유로 8월에 생산량을 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유가는 원유 생산 중단이나 원유 수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서양 일부의 폭풍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정학적 혼란이 있을 때나 수요가 감소할 우려가 있을 때마다 유가가 하락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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