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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중국 "아프간은 대만의 내일" VS 대만 "우린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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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군이 철수하자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에 힘없이 무너진 것을 두고 중국과 대만이 신경전을 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아프간의 오늘이 대만의 내일이 될 수 있다”며 미국과 대만 관계 흔들기에 나섰다. 하지만 대만 당국은 이번 사태가 “자주 국방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며 대만과 아프간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17일 사설을 통해 “미국이 카불 정권을 버린 것은 대만에 큰 충격을 줬다”면서 아프간 상황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보호에 가장 의존하고 있는 대만의 운명에 대한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미군 지원은 오지 않고 대만은 항복할 수 밖에 없으며 고위 관리들은 비행기를 타고 도망가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이 대반을 버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혼자만의 착각”이라고도 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어제의 사이공, 오늘의 아프간, 내일의 대만?’이라는 문구가 온라인에 등장했다면서 미국은 위기 상황에서 대만을 버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기사를 실었다.

대만 내부에서도 유사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야당인 국민당 당적의 자오사오캉 BCC 라디오 방송국 사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만은 미국에만 기대면 아무 일도 없을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대만이 아프간처럼 미국의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대만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만연합보 등이 보도했다. 그는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사태는 자주국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날 무력으로 대만을 삼키려는 강대국이 있지만 우리는 살해당하거나 투옥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도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에는 “대만은 계엄령 하에 있을 때도 이 나라의 민주세력은 체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국가에 대한 신념을 강화하고 이 땅을 방어한다면 어느 누구도 대만을 침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프간의 정세가 어지러운 것은 내부 정세가 어지러웠기 때문이라며 내부의 안정과 질서가 유지된다면 대만을 침략하려는 어떤 무력에도 대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랴오훙샹 전 국방대학 명예 강좌 학자는 “대만은 아프간이 아니다”면서 부패한 아프간 정부와 달리 대만의 국방전략은 정규군이 방어하는 형태로 아프간의 내전이나 베트남의 유격전과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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