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아프간에 있다"…탈레반에 저항 촉구
아프가니스탄의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포함한 영토 전역을 장악하며 사실상 다시 정권을 잡은 가운데 아프간 정부 2인자인 암룰라 살레 제1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섰다.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살레 제1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한 것을 언급하며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 대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 헌법상 대통령 부재, 도피, 사임 혹은 사망 시 제1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한다. 나는 현재 아프간 내에 있으며 합법적인 임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탈레반에 대한 저항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면서 자신은 결코 탈레반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군대를 철수시킨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달리 아프간인들은 저항 정신을 잃지 않았다며 아프간이 과거 월남전 당시의 베트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살레 제1 부통령은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진 지난주 가니 대통령 주재로 열린 안보 회의에서도 정부는 탈레반을 막고자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며칠 뒤인 15일 카불은 끝내 탈레반에 함락됐다.
현재까지 살레 제1 부통령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탈레반 이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이 이날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탈레반 대변인이 밝혔다.
탈레반 공동 설립자인 바라다르는 작년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에서 탈레반 대표단을 이끌어왔다.
탈레반은 바라다르를 중심으로 새 정부 구성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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