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덴마크)=AP/뉴시스]전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칼리다 포팔이 현재 아프간에 있는 동료 선수들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덴마크에서 촬영된 포팔의 모습. 2021.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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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승수 인턴 기자 = "여성들이 희망을 잃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전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칼리다 포팔(34)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대표팀을 만드는 데 기여한 포팔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 여자 축구 선수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1996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차지한 후, 포팔은 가족들과 함께 아프간을 떠났다. 이후 2001년에 돌아와 국제 사회의 보호를 받으며 여성 인권이 신장될 것이라 낙관했다.
포팔은 자신의 세대가 국가를 건설하고 다음 세대의 여성과 남성을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서 여성과 소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축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집권 당시, 탈레반은 여성이 일체의 교육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여성은 남성 친척과 함께해야만 외출이 가능했고, 노동을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눈 부위를 제외하고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해야만 했으며, 규율에 반항하면 처벌과 구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의 첫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만들어졌다. 포팔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가장 아름답고 최고인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2011년, 포팔은 아프가니스탄축구협회 디렉터 역할에 집중하고자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 그러나 계속된 협박으로 인해 결국 조국을 떠나 2016년부터 덴마크에 살고 있다.
또한, 포팔은 아프가니스탄 연방 지도부가 연관된 여자 축구 선수에 대한 강간, 살해 위협, 성폭행, 신체적 학대 등의 문제를 폭로하는 데 일조했다.
탈레반이 지역을 점령해나가자 포팔은 동료들이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도록 독려했다. 그러나 국영TV에 방송되며 목숨에 위협을 받았고, 탈레반이 자신들을 적이라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후 자신의 삶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포팔은 "선수들은 울고 있다. 그저 울고 있다. 슬퍼하고 있다. 절박한 것 같다. 물어볼 게 너무 많다. 선수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공평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선수들은 숨어 있다. 이웃들이 자신이 선수라는 것을 알기에 대부분 집을 떠나 친척집에 갔거나 숨어있다. 공포에 떨고 있다. 게다가 탈레반은 모든 걸 마치고 공포감을 조성하고자 돌아다니고 있다"라며 선수들이 처한 상황을 전달했다.
동료 선수들에게 전화가 왔을 때 포팔은 선수들에게 집에서 달아나고 이웃으로부터 도망치고 반(反)탈레반 활동을 했던 기록을 지우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포팔은 선수들에게 "소셜 미디어 채널과 사진을 내리고 숨을 것을 권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여성의 인권을 높이고자 노력해왔기에 현 상황이 마음이 아프다"라며 심경을 전했다. 그리고 "이젠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여성들에게 조용히 사라지라고 말하고 있다. 선수들의 생명이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탈레반이 계속 본인들이 바로 집밖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굉장히 슬픈 일이다.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시 경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기조차 어려워졌다"라고 했다.
그리고 포팔은 "정부가 항복했을 때 지켜보기 매우 고통스러웠다. 여성들은 희망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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