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13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역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인근에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 수백여명이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다. 2021.8.1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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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환불중단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경영진이 고급 외제 스포츠카 여러대를 리스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가 수백억원의 부채를 안고 수년째 자본잠식상태인데도 방만경영을 펼친 사례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머지플러스의 전신 머지홀딩스는 지난 2019년 8~10월 외제차 4대를 리스승계받고 1대를 매입했다.
차량들은 영업용·복지용 명목으로 명시됐지만 5대 중 3대가 덮개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오픈카 스포츠카였다는 점에서 경영진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스한 차량 중 벤츠 E220d 카브리올레 2대(취득가 각각 6650만원, 6500만원)와 BMW Z4(취득가 3650만원) 등 3대는 오픈카다. 나머지 리스차량 한 대는 BMW 미니컨트리맨 중고차(취득가 2500만원)다. 나머지 한 대는 매입차량으로 BMW 320d 중고차(취득가 2000만원)이었다.
이밖에도 머지플러스는 지난해 판관비로만 약 148억원을 썼다. 직원급여가 총 10억6000여만원이었고, 상여금은 6500만원이었다. 복리후생비로는 약 9200만원을 썼다. 특히 판매촉진비로 100억원 이상을 쓰면서 135억9000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남겼다.
머지포인트는 적자를 걱정하지 않고 돈을 펑펑 썼다. 20% 파격 혜택을 내세우며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고 이용자 100만명을 넘겼다. 2020년 3월 기준 제휴 매장은 2만개를 넘어섰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유명한 곳들이 가맹점에 포함되면서 신뢰도도 쌓았다. 하지만 결국 '밑빠진독'에 물을 붓는 전략이었다.
결국 머지포인트는 지난주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두 달 가까이 재무제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머지포인트에 수사의뢰를 하면서다.
머지플러스는 그동안 전자금융업자의 라이센스없이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 영업을 지속해왔다. 머지플러스가 현재 발행한 상품권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창업초기였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에 놓일만큼 자기자본비율 등을 유지하지 못했지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라이센스를 등록하지 않고 금융당국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고객 충전금으로 돌려막기를 했지만 사전에 이를 막을 수단이 없었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모델이나 비용처리한 내용을 보면, 경영진이 돈걱정 없이 마음껏 쓰면서 이용객만 늘어나면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결국 회사를 믿고 선불금을 충전해둔 고객만 피해를 입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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