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플러스 사무실 건물 엘리베이터에 적힌 문구. 머지포인트 사무실이 있는 4,5층에는 정차조차 하지 않고 있다/사진=이진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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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하도 답답해서 찾아왔어요"
19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소재 머지포인트 운영업체 '머지플러스' 사무실 앞에서 진모씨(40대)가 이같이 말했다. 진씨는 15만원어치 포인트가 묶인 상태다. 그는 여러 곳에 연락을 돌리다 G마켓으로부터 주소를 받아 이곳으로 찾아왔다.
진씨는 "소액이라 큰 생각을 안하다가 회사의 태도에 화가 났다"며 "몇명만 골라서 환불을 해주겠다고 하는 꼴도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용역 세워두고 "사진 찍지말라"
이날 본사 건물 입구와 엘리베이터 입구 등에는 "현장에서 오프라인 환불에 대한 접수는 받지 않습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머지플러스 측은 더딘 환불조치에 성난 회원들의 항의 방문을 의식한 듯 "이 시간 이후 물리력을 동원해 당사의 업무를 방해할 시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단호한 대응이 불가피하오니 위협적인 행동은 삼가 바랍니다"라는 엄중한 경고도 전했다.
머지플러스 본사는 건물 내 2, 4, 5층을 사용하고 있다. 계단 이용은 전면 통제됐고, 4층과 5층은 엘리베이터가 정차하지 않아 접근이 불가능했다.
유일하게 접근 가능한 2층에는 사무실 문은 닫혀 있고 용역 직원 5명이 사무실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사무실 내부에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최근에 컴퓨터를 사용한 듯 화면보호기가 켜진 컴퓨터가 눈에 띄었다.
머지포인트 사무실 모습. 일부 컴퓨터는 화면보호기가 켜져있고, 이름 팻말 등과 사무용품은 모두 쓰레기통에 담긴 상태다./사진=이진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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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용역업체 직원은 "안에는 아무도 없다"며 "내부에 들어가거나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막아섰다. 기자가 고용주에 대해 묻자 용역업체 직원들은 "알려드릴 수 없다"며 답을 피했다.
이날 본사를 찾은 진씨는 회사의 대응에 분노했다. 진씨는 "회사에 문제가 생겼으면 최소한 친절하게 대응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니냐"며 "온 몸에 문신이 있는 용역 직원들로 겁을 주는 게 말이 되냐"고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건 외면이었다.
19일 오전 머지플러스 본사 인근 선유도역사에는 여전히 '20%는 머지가 쏩니다'라는 광고가 걸려있다. /사진=이진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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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법적대응, 내사 시작
머지포인트의 안일한 대응으로 피해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측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돈을 돌려주겠다며 6차까지 환불을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인원이나 환불액 규모 등 추후 환불 일정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등 법적 행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피해자들이 1000명 가까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도 머지플러스에 대한 고소 논의가 오갔다.
사태가 진전되지 않자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머지포인트와 직계약을 체결한 자영업자들은 대금 지급에 대해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해 결제 대금을 정산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머지포인트 논란이 있을 당시 3팀이 포장 음식을 대거 사갔다"며 "뒤늦게서야 머지포인트 결제를 막았는데, 제대로 정산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8월 말까지 선불전자지급업 등록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한 머지포인트 측이 아직까지 재무제표 등 관련 자료를 일절 제출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18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머지플러스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관한 수사 의뢰서를 접수해 본격적인 내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소·고발이 접수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 착수를 바탕으로 절차대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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