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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미국 “아프간 정부 외환 계좌 동결” 탈레반 돈줄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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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등 국제기구도 자금지원 중단

아프간 중앙은행 “시중 달러 제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부가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아프간 정부의 돈줄을 곳곳에서 차단하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아프간 정부의 외환 계좌를 동결해 탈레반 정권이 머지않아 금융위기를 맞닥뜨릴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프간 중앙은행 아즈말 아흐마디 총재는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 총 90억 달러(약 10조5700억원)가량인데 미국 정부가 아프간의 달러 계정을 동결하면서 이를 시중에 유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흐마디 총재는 아프간의 외환 보유액 가운데 70억 달러(약 8조2000억원)는 국제 계좌에 미 연방준비제도(Fed) 채권과 자산·금 등으로 보관돼 있고, 아프간 현지에서 보유한 달러는 “제로(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 우려대로 달러가 대량으로 탈레반 정권의 손에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가디언은 오랫동안 해외 원조에 의존해온 아프간 경제의 취약성도 지적했다. 아프간 외환 보유액의 75%가량은 미국 등 서방국들의 원조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아프간은 오랜 내전으로 국가 재정을 해외 원조에 의존해 왔는데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의 42.9%에 달한다. 매체는 미국에 이은 ‘큰손’인 독일도 개발 원조 중단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올해 독일은 4억3000만 유로(약 59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 금융기구들도 일단 아프간 자금 지원을 차단하기로 했다. IMF는 이날 신규 통화 준비금 4억4000만 달러(약 5100억원)를 비롯한 기타 IMF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 대변인은 e메일 성명을 통해 “현재 국제사회에서 아프간 (탈레반) 정부의 승인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IMF는 언제나 그랬듯이 국제사회의 견해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IMF 지원금이 탈레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 재무부가 압력을 넣은 결과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IMF에 최대 지분(17.4%)을 갖고 있어 입김이 막강하다.

IMF는 2019년 베네수엘라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대선 선거부정 의혹으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정통성을 다툴 당시 베네수엘라의 특별인출금(SDR) 접근을 차단한 적이 있다. 또 올해 2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역시 IMF 재원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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