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에 무기한 통행금지령 내릴 예정"
반탈레반 시위대 향해 총격·구타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탈레반 전사가 무기를 들고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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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세원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주요 도시에서 검문소가 설치되고,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어떠한 보복 행위도 없을 것이라는 탈레반의 유화적인 메시지와 달리 아프간 곳곳에서 공포 정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반(反) 탈레반 시위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탈레반이 남동부 도시 호스트에 무기한 통행금지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탈레반이 호스트에서 청소 작전(clearance operation)을 수행하는 동안 모든 종류의 이동이 금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 카불에서는 이날 독립기념일을 맞아 탈레반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아프간 국기를 들고 시내로 쏟아져 나왔다. 한 목격자는 "탈레반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허공에 발포했다"고 말했다.
시내 곳곳에는 대규모의 탈레반 수송대가 배치됐다. 수송대는 2~3대의 픽업트럭으로 구성됐으며, 트럭 한 대당 최소 6명의 탈레반 전투원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이렌을 울리며 카불 시내 곳곳을 순회했다.
동부 잘랄라바드에서는 탈레반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3명의 목격자들은 "탈레반이 군중을 향해 총격을 가했으며, 시위대를 구타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카불에서 시민들이 독립 기념일을 맞아 아프간 국기를 들고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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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또 주요 도시 곳곳에 검문소를 세우고, 서방국에 협력했던 시민을 색출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제분석센터는 기밀문서를 통해 탈레반이 미군 및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에 협력했던 현지인 색출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국제분석센터는 이어 카불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탈레반 전사들이 배치돼 검문이 이뤄지고 있으며, 카불과 잘랄라바드 등 주요 도시에도 검문소가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프간을 떠나려는 사람들을 막지 않겠다고 한 당초 약속과 달리 탈레반은 시민들의 공항 접근까지 제한하고 있다. 몇몇 아프간 현지인은 CNN에 "적합한 서류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 진입을) 거절 당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떠나려는 인파가 공항에 몰리면서 공항 안팎에서 사망자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이 탈레반과 나토 관계자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후 공항 안팎에서 12명이 숨졌다. 이들은 총에 맞거나 공항 안으로 진입하려는 인파에 밟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saewkim9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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