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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전사만큼이나 무서운 공항문 밖 '서류 없는' 아프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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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치하의 아프간를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카불 국제공항 주변 도로를 비자 등이 없는 아프간인 수천 명이 가득 메우며 공항을 에워싸고 있다 <가디언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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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탈레반 전사들의 검문 못지않게 수천 명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인의 장벽이 아프간 카불공항 탈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스페인, 폴란드, 덴마크 등 많은 나토 동맹 국가들의 국방장관들은 20일 방송에 나와서 아프간 체류 국적인들과 협력 현지인들의 카불 공항 탈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관들이 최대 난관으로 꼽는 것은 공항으로 가는 길을 요소요소에서 막고 있는 탈레반 전사들의 존재가 아니었다.

이들 장관들은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출입문 앞에 포진해있는 수천 명 아프간인들의 콘크리트 인의 장벽을 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카불 시민 등 아프간인들은 탈레반 손에 수도 카불이 떨어진 15일 밤부터 공항에 몰려들기 시작해 16일 수천 명으로 불어났고 활주로까지 점령하다 미군의 공포탄에 공항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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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특별이민비자 등 아프간을 떠날 합법적 서류를 갖춘 아프간들이 카불 공항 안에서 군용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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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밀려났지만 거의 모두 출입문에서 물러나지 않아 공항 문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메워지다시피 했다. 단순한 개미 떼 모습이라기보다는 들판 메뚜기 떼처럼 일견 공포를 자아내는 광경이다. 이들은 공항 주변 도로를 포위한 탈레반 전사들로부터 합법적 서류가 없으면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도, 또 채찍으로 내갈김을 당하더라도 꿈쩍을 하지 않았다.

이들 때문에 카불 도시 안에 숨어있다가 용케 공항 앞까지 온 합법적 서류 지참의 현지인들이 큰 시련을 겪는다. 출입문 뒤에 선 각국 영사관 관계자들과 40m 거리에서 눈을 어렵게 맞추고도 콘크리트 인의 장벽을 뚫지 못해 몇 시간을 발만 동동 구르다 포기하곤 한다는 것이다.

4000만 아프간 인구 중 카불 공항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아프간 땅을 떠나 탈레반 치하를 벗어날 수 가능성이 있는 사람 수는 최소 10만 명으로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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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 도심에 무혈 입성한 15일 밤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아프간을 탈주하려는 사람들이 공항으로 몰려왔고 마침 문이 열려진 미군 C-17 수송기 안으로 무작정 진입해 자리를 잡았다. 수송대상도 아니고 보안검사를 거치지 않은 민간인들이 대부분이었고 탑승인원이 수용한도를 넘어서는 640명에 달했다. 수송기 조종사들은 이들을 내리게 강제하는 대신 그대로 싣고 카타르 미군기지까지 날아갔다. 미공군 제공 사진. 2021.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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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공항 가는 길을 막지 않고 자유롭게 터주는 것이 10만 명 탈출 성공의 첫 조건이다. 공항 문을 콘크리트 벽처럼 막고 있는 합법적 서류 '미지참' 이웃들 사이에 길을 내는 것이 두 번째 조건이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으면 천만의 요행 수로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고 여기는 이 사람들을 누가 설득해 서류 지참자에게 길을 내도록 할 것인가.

지참자들은 공항에 들어가도 복잡한 서류 작업이 기다리고 있고 며칠 동안이나 군용기 차례가 안 올 수 있지만 공항문 입성까지의 어려움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라고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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