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보통강변 주택현장 3번째 방문…행정구역명칭 '경루동' 명명
김정은, 보통강 주택건설현장 시찰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도심 보통강 강변에 조성 중인 테라스형 고급주택 단지 건설 현장을 3번째로 방문하며 22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훈련 1부 연습이 마무리된 시점에 일각의 우려와 달리 민생 행보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정은 동지께서 보통강 강안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 지도했다"며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속에서도 건설자의 애국 충성심으로 140여 일 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천지개벽이 일어났다'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도 김 위원장이 이곳 건설 현장을 방문한 소식이 보도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시찰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세 차례나 같은 현장을 방문한 것은 각별한 관심을 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정은, 보통강 주택건설현장 시찰 |
보통강 주택구 건설 현장은 김일성 주석이 1970년대 주석궁(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옮기기 전까지 살았던 '5호댁 관저'가 있던 곳으로, 평양 도심 내에서도 명당으로 꼽히는 자리다.
김 위원장은 "자연 기복을 그대로 살리면서 주택구를 형성하니 보기가 좋다"며 "산 비탈면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건축 미학적으로 흠잡을 데 없이 건설하는 다락식 주택구의 본보기가 창조(됐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총비서 동지가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의 행정구역 명칭을 아름다운 구슬 다락이라는 뜻으로 '경루동'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며 심의를 지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3월 착공한 보통강 주택구는 약 5개월 만에 외형을 얼추 갖춘 모습이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보통강을 끼고 테라스형 건물과 고층 건물의 콘크리트 골조가 마무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직접 우산을 받쳐 들고 주택 건설 현장 외부를 시찰했고, 간부들과 함께 침대와 소파 등을 모두 갖춘 주택 내부를 돌아보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정상학, 조용원 노동당 비서 등을 주요 간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행했다.
김정은, 보통강 주택건설현장 시찰 |
이번 보도에서는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의 호명 순서가 밀려난 것이 눈에 띈다.
신문은 "현지에서 정상학 동지, 조용원 동지, 리히용 동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건설에 참가한 단위의 지휘관, 책임 일군(간부)들이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정상학 당 비서 겸 중앙검사위원장이 조 비서보다 먼저 불렸고, 리히용 중앙검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조 비서 뒤를 이었다.
지난달 28일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이 북중 우의탑에 헌화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참배에 참여한 간부들은 조용원, 리일환, 정상학 순서로 호명됐지만 이번에 순서가 뒤집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치국 위원에 불과한 정상학 비서에도 밀리면서 인사 변동이 있었는지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보통강 주택건설현장 시찰 |
한미 연합훈련 본훈련 와중에 김 위원장이 민생 행보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미는 지난 16일부터 본훈련을 시작해 이번 주 1부 연습을 마무리했다.
북한은 지난 10일과 11일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당시에는 김여정 당 부부장,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명의 담화를 내고 맹비난했지만, 정작 본훈련 돌입 이후에는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별개로 북한은 최전방 지역 등에서 하계훈련의 일환으로 저강도 대응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훈련 기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며 감시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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