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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징벌적 손배' 언론중재법

유영민 “언론중재법 ‘정권 연장’ 주장 동의 못해…국회서 논의 잘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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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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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23일 국회에서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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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3일 국회에 출석해 여당의 언론중재법 개정 추진이 ‘정권 연장용’이라는 야당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자유를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두고 “초지일관 달라진게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 국회 출석 문제 등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유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청와대 현안질의에 출석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과 청와대가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기둥이라는 대통령 말씀은 초지일관 달라진 게 없다”고 답했다. 이에 전 의원은 “대통령과 청와대 침묵은 법안에 대한 묵시적 동의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유 실장은 “해석은 자유로이 하라”면서도 “청와대는 전혀 (입법)과정에 관여한 바 없고 앞으로도 어떤 입장도 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언론중재법 개정이 ‘정권연장용’이라는 야당 주장을 반박했다. 유 실장은 “정권 연장이라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며 “(법이) 시행되는 게 대선이 끝나고 난 뒤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언론중재법이 언론의 자유를 심히 침해를 하고 왜곡을 한다고 그러면 문제가 있겠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를 잘 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도 말했다.

여당은 유 실장을 거들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안이 9월 공포라 치면 (6개월 뒤인) 내년 4월쯤부터 시행되는 것이기에 3월9일 시행될 대통령 선거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정정보도 결정을 받아도 명에훼손을 회복할 수 없어서 사회에서 단절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생을 마감하는 일이 계속 있어왔기에 개정안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민주당 소속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유죄 판결을 두고 문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문 대통령 후보를 위해 댓글 조작을 했는데 수혜자가 누구인가”라고 묻자 유 실장은 “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께서 알았을 것 이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철희 정무수석은 “드루킹이 벌인 댓글 공작에 대해서 (문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유 실장은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김 전 지사) 판결문에 대통령 책임에 대한 부분이 있었나”라고 선을 그었다.

여당은 야당이 ‘문 대통령 연루설’을 내세우며 제시한 김정숙 여사 관련 동영상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여사가 지난 대선 경선 투표일에 드루킹 관련 조직인 ‘경인선’을 언급했다며 “김 여사도 아는데 대통령이 경인선 활동을 몰랐을까”라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이에 대해 운영위 민주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동영상 내용 자체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드루킹과 전혀 관련없는 팬클럽 연합 행사 동영상”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운영위원장도 “동영상 활용 질의시에는 사전 합의를 거치라”고 제지하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 추경호 의원은 “사전 검열하냐”며 반발했다.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의 국회 불출석 문제를 두고도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분은 지난해 11월 방송에 나와서 ‘화이자·모더나는 가격이 훨씬 비싸기에 굳이 백신 구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기 기획관의 ‘백신 수급 책임론’을 거론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론의 중심에 기 기획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방역 문제 전체를 총괄하는 이태한 사회수석을 통해 답변을 충분히 들을 수 있기에 굳이 (기 기획관) 참석 필요성을 못느꼈다”며 “자꾸 이것을 이슈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이 든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유영민 실장은 “기 기획관 출석 문제로 여러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기 기획관은 과거 그런 걸로(발언으로) 상당히 오해도 있지만 전문가로서 상당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국가정보원이 수사 중인 이른바 ‘충북간첩단 사건’에 대한 청와대 반응을 문제삼는 지적도 나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발표한 건 결국 ‘조사할 가치가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준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이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이런 (문제제기)조였기에 여기에 대한 (반박) 의미였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태 의원이 “(국정원장 시절) 서 실장이 ‘남북관계를 고려해 사법처리 시작 결재를 미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지적하자 서 실장은 “국가방첩 업무는 남북관계와 연관지을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 실장은 “(국정원장 재직 당시) 대통령께 그 사건을 보고드리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박광연·탁지영·박홍두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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