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직 판사 나즐라 아유비가 영국 스카이뉴스를 통해 탈레반 장악 후 짓밟힌 여성 인권에 대해 털어놨다./스카이뉴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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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탈레반이 여성들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폭력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전직 아프가니스탄 판사 나즐라 아유비는 21일(현지시각) 영국 스카이뉴스를 통해 “지난 몇 주 사이 아프가니스탄의 수 많은 젊은 여성들은 성노예로 전락해 이웃 나라로 보내졌고 어린 소녀들은 탈레반 전사들과 강제 결혼을 강요받고 있다”며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탈레반의 약속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탈레반은 전사들에게 요리를 해주도록 여성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며 “탈레반 전사들은 요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여성 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더라”고 했다. 이외에도 아유비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대한 구타와 채찍질 등 탈레반의 폭력적인 공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아유비는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지역 첫 여성 판사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난 그는 타지키스탄에서 법학 및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해 판사가 됐다. 자유와 인권을 옹호해온 아유비는 이슬람 과격 단체의 표적이 됐고 사법부를 떠나 피신 생활을 했다. 아유비는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년~2001년) 이후 사법부로 돌아와 성차별 해소를 위해 앞장섰다. 그런 아유비를 향한 이슬람 과격 단체의 살해 위협은 더욱 거세졌고, 목숨의 위협을 느낀 아유비는 결국 지난 2015년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망명 생활 중이다.
아유비는 탈레반 통제 속에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한다. 판사로서 강력한 사회적 위치에 있었던 그는 탈레반 집권 후 사회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됐다고 한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혼자 집 밖에 나갈 수 없었고, 식료품점에 갈 때도 네 살 배기 이웃 남자아이와 함께 집 밖을 나서야만 했던 과거를 떠올리기도 했다.
탈레반 귀환에 부르카 입고 외출하는 아프간 여성들./연합뉴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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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들에 대한 폭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선 이미 과거 탈레반 집권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언이 전해지고 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앞세워 여성의 온몸과 얼굴을 가리게 하고 교육과 취업 기회를 박탈했다. 탈레반이 떠난 20년 간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은 크게 신장했지만 지난 15일 탈레반이 다시 수도 카불을 장악한 후 여성 인권이 20년 전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폭스뉴스는 최근 탈레반이 억압을 상징하는 부르카(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식)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총살했다는 보도를 전했다. 일부 학교에선 학교 정문을 지키고 있던 탈레반이 여학생과 여선생님들의 출입을 금지시켰고 여성들의 병원 치료가 제한되기도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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