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등 외국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기 시작하자 탈레반을 피해 안전지역으로 탈출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거주지를 떠난 주민들이 지난달 헤라트 주의 한 임시 난민시설에 머물며 생활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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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두 명의 미 정부 관료는 로이터에 “수송 문제와 지리적 이유 등으로 (해외 군사기지 활용) 명단에서 한국과 일본이 제외됐다”며 “미국 정부가 더 나은 대안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한국, 일본, 코소보, 이탈리아 등에 있는 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인근 카타르와 바레인 등에 있는 미군기지가 난민으로 과밀 상태에 이르자 거리가 멀어도 시설 규모가 큰 대형 해외기지를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한국 정치권 등에선 국내법이 적용되는 미군기지를 한국 정부의 뜻과 관계없이 내줘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간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2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금은 (미국 측과) 그런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아프간 함락) 초기 단계에 (난민들의 미군기지 수용) 가능성을 논의한 건 사실이지만 심각하게 논의한 건 아니다”고 답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는 미국인데 전 세계 미군기지에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임시 체류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지리적 여건, 편의성에 따라 미국이 추진하는 사안은 중동이나 유럽지역 미군기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수송기에 탑승하는 아프간인들. [미 해병대/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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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에도 미군기지가 있지만, 아프간에서 미국까지 이동하는 경로 등을 고려했을 때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주한 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처음 꺼냈을 때 한국 정부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며 “여전히 한국 정부는 한국군에 협력했던 약 400명의 아프간인을 서울로 데려오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가 입장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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