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는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인식 개선'에 높은 점수를 줬다. 셧다운제의 기저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작용했던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이미지 개선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반면 셧다운제 폐지로 인한 '수익 확대' 측면에는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셧다운제는 PC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되지만 현재는 모바일 등 플랫폼 다변화로 인해 셧다운제가 풀린다 하더라도 수익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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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논란 속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10년 만'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방지와 '수면권 보장'이라는 명분으로 2011년 도입됐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심야(밤 12시~오전 6시) 시간에 PC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입 이후 청소년에 대한 지나친 인권침해라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로 2019년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셧다운제로 인해 늘어난 청소년 수면 시간은 1분30초에 그쳤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시간이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셧다운제 폐지에 불을 지폈다. 마인크래프트는 10들에게 인기가 많고 교육용 게임으로도 사용되지만 셧다운제로 인해 PC버전이 성인용으로만 허용돼 논란이 일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지난 25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기존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18세 미만 본인과 부모 등 법정대리인이 요청하면 원하는 시간대로 이용 시간을 조절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변경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날 청소년의 심야 게임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환영한다며 관련 법안이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임 산업 옥죈 부정적 인식 개선 기대…"숨통 트인다"
게임업계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어떤 산업에 제재, 제한,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 일반인들은 해당 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게임도 셧다운제로 인해 좋지 않은 시선들을 받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인식 전환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1년 셧다운제 도입 이후 2013년 발의된 4대 중독법에 게임은 술, 도박, 마약과 함께 언급됐을 정도"라며 "모두의 인식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번 기회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속 규제가 줄어들 수 있다는 대목도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파생된 규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동안 셧다운제가 자리 잡으면서 일반인들의 부정적 시각뿐 아니라 부가적인 규제를 감수해야 했다"며 "셧다운제 폐지는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72개 게임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강제적 셧다운제는 그동안 실효 부족, 청소년 권리 침해, 산업 경쟁력 약화 등 수많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옥좨왔다"며 "앞으로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 등을 널리 알리고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셧다운제 폐지로 인한 수익 증대 가능성에 대해 게임 업계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셧다운제가 도입된 시기만 하더라도 청소년들 대부분은 PC 온라인 게임을 이용했지만 현재는 모바일 게임 이용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다.
202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청소년 345명의 게임 이용 분야(중복 응답)는 셧다운제와 관계없는 모바일 게임이 90.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PC 게임은 64.3%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각사마다 플랫폼별 매출 기준이 있어 매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있겠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셧다운제는 PC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되지만 현재는 모바일 등 플랫폼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PC 온라인 게임으로 많은 타이틀이나 라인업이 갖춰져있는 회사들에게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지만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발생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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