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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국내 백신 접종

    한국엔 반토막, 일본엔 이물질…모더나 백신 '예견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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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주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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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0세 미만 상급종합병원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1.6.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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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으로 모더나발 공급 이상 신호가 끊임없이 감지된다. 국내는 물론 캐나다 등에서도 공급차질이 빚어진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 물량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약 160만회분의 접종이 중단됐다. 모두 모더나의 생산·유통상 문제에 따른 결과로 이는 의약품 대량 생산·유통 경험이 부족했던 모더나의 전 세계 서플라이체인(연쇄 생산·공급망) 구조 상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이달 분 국내 공급차질은 해소됐지만 다음달 부터 또다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셈이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국내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의 제조 지역은 미국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본이 공급받은 이물질 혼입 모더나 백신은 전량 스페인에서 제조된 물량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약 160만회분의 접종을 중단한 상태인데, 국내 공급물량은 미국산이어서 일본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다음달 첫주까지 701만회분을 재공급받기로 한 우리로서는 한시름 덜게 된 셈이다.

    하지만 백신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모더나 생산·유통상 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더나발 공급차질이 시작된지는 이미 오래다. 지난 4월 유럽 지역 서플라이체인 문제 때문에 영국과 캐나다 등 미국 외 국가로의 백신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고 캐나다는 실제 지난 6월까지 받기로 한 약 5000만회 분 물량중 4000만회만 공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공급 차질은 일본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초 지난 6월까지 모더나로부터 4000만회를 공급받기로 돼 있었지만 이 기간 실제 공급된 물량은 1370만회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 모더나로부터 협력 제조소 실험실 문제 때문에 8월 예정된 공급 물량 850만회분의 절반 이하만 공급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뒤 1차 접종 계획 차질을 줄이기 위해 모더나와 화이자 등 mRNA(메신저RNA)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늘리기도 했다.

    백신업계에서는 모더나의 연이은 공급 차질이 예전부터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대규모 생산 경험 자체가 없는 모더나가 전 세계적 생산·공급망을 초고속으로 갖춰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은 올해 초부터 제기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더나는 지난해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창업자를 제외하고 직원수가 '제로'였던 무명의 미국 바이오벤처였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 10개월만에 백신 개발을 끝냈지만 대량 생산과 관리, 유통은 다른 문제였다는 것. 이 관계자는 "생산·유통 경험이 풍부한 대형 제약사 화이자의 mRNA 백신의 경우 공급차질 이슈가 상대적으로 없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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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플라이체인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 통합 관리가 어려운 데다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겨도 연쇄적 생산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모더나 백신 생산의 핵심인 원액은 스위스 론자가 생산하는데 스위스와 미국 등에서 생산된 주 원료를 공급받는다. 백신의 핵심 전달 물질인 LNP(지질나노입자)는 독일 코튼파마로부터 공수한다. 이렇게 만든 원액은 미국 캐털란트와 스페인 로비, 프랑스 레시팜 등으로 전달돼 바이알(보관용유리용기)에 넣어 최종상품으로 만든다. 곧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 같은 모더나 서플라이 체인의 바이알 충전 과정을 맡는다.

    때문에 앞으로 또다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게다가 모더나측은 우리 정부에 9월 물량은 어느 시점에 공급할지도 아직 통보하지 않은 상태다. 9월 물량의 확정도 없는 가운데 모더나측 생산·유통 차질이 재발하면 10월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요가 많아 재고없이 생산 물량이 바로 해당국으로 배송되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생산과 공급은 안정화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작은 문제 하나가 발생해도 곧바로 공급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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