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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日 자위대 아프간 대피 시도 두 차례 불발… 테러로 상황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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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한 탈레반 병사가 폭탄테러 현장을 경비하고 있다. 카불 공항 외곽에서는 전날 두 건의 자살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사망했다. 카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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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자위대 항공기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는 일본인 및 아프간인, 가족 등의 대피를 추진하고 있지만, 25, 26일 두 차례 보낸 수송기가 피란민을 싣지 못하고 돌아갔다. 일본 정부가 마지막 구조 노력을 벌이는 가운데, 26일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2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에서 일본인과 아프간인 등의 구조와 관련, “정세가 유동적이고 예측 불허 상황이지만, 노력을 더 계속해 나가고 싶다”며 26일 테러에도 불구하고 구조 노력을 중지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앞서 26일 테러 발생 전 일본 정부는 항공 자위대의 C2 수송기와 C130 수송기를 25, 26일 이틀에 걸쳐 카불 공항에 파견했다. 그러나 대피해야 할 사람들이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아무도 싣지 못한 채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공항으로 돌아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카불 국제공항에 외무성 직원과 자위대원을 파견해 정보를 수집하고 관계기관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스를 통해 공항으로 수송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시 노부오 방위장관에 따르면 대피 시한은 27일까지다.

TV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국과 러시아 등은 26일 폭탄 테러 전에 자국과 관련 있는 현지 아프간인을 무사히 수송해 왔고 프랑스도 27일까지 대부분 대상자를 피란시키고 작전을 종료할 계획이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도 테러의 영향으로 대피를 중단할 계획이지만 이미 상당수를 대피시킨 상태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아직 한 명도 수송하지 못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대피 작전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시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일본 정부가 22일에야 카불 공항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외무ㆍ방위성 정보 수집팀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자위대에는 바로 다음 날인 23일 정오에 파견 명령이 내려지고 6시간 후에 바로 1진이 이륙하는 등 매우 급박하게 진행됐다.

카불 공항에 피란민을 모이도록 하는 과정이나 피란민 선정도 만반의 준비가 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공항에 사람이 넘치자 공항으로는 이송이 어렵다고 보고 즉각 공항 인근의 다른 곳으로 집결지를 바꿨지만 일본의 경우 공항 수송을 고집했다. 인원 수도 ‘최대 500명 정도’라고 보도되고 있지만 '가족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실치 않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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