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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빚투' 부담 커지나…증권사들 신용융자 금리 인상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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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중장기적 상승시 증권사도 금리 인상 불가피

연합뉴스

작년 가계 주식투자 '껑충'…'빚투'에 차입도 최대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국면에 돌입하면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부푼 '빚투'(빚내서 투자) 이자 부담도 따라서 커질지 개인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여러 증권사가 신용융자 거래(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을 빌려주는 것)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음 달 신용융자 금리 산정 시 금리를 올리게 되면 고객에게 공지하고 10월부터 적용할 것"이라며 "한은 기준금리가 올랐으므로 신용융자 금리도 오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수 증권사는 시중금리를 기본금리로 삼고 여기에 회사별 가산금리를 더해 신용융자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사별 신용융자 금리 공시에 따르면 28개 증권사 중 3분의 2 이상인 19곳이 신용융자 금리 설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를 기본금리로 하고 가산금리를 추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가장 많은 11개 증권사가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CD 91일물 금리의 경우 26일 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연 0.92%로 전날보다 25bp(0.25%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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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종합)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따라서 한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신용융자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다만 많은 증권사는 시중금리가 등락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신용융자 금리에 반영하기보다는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신용융자 금리를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 금리가 자주 바뀌면 고객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크게 변동하지 않는 한 신용융자 금리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한은 기준금리 인상만 갖고 곧바로 신용융자 금리를 올릴 증권사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따라서 대다수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가 이번 한은 기준금리 인상분만큼 자동으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추가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은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리포트를 낸 증권사 20곳 가운데 16곳이 연내에, 나머지 4곳이 내년 1분기에 각각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또 한화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연내와 내년 1분기에 각각 한 차례씩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여러 차례 인상되면 신용융자 금리도 결국 시장금리 상승 추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신용융자 금리 인상에 따른 '빚투'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빚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투협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지난 18일 역대 최대치인 25조6천112억원으로 치솟았다가 26일 현재 24조4천574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역대급'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이자비용 부담액은 역대 최대치인 연 1조8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간 초저금리 환경에서도 신용융자 규모 팽창으로 이자 부담이 이처럼 커진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개인투자자의 '빚투'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차입 제약과 이자율 상승이 동반하는 환경에서는 장래 신용융자 거래의 위축은 명약관화하다"고 관측했다.

그는 "앞으로 정책 방향은 긴축 쪽으로 연속성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며 "'빚투'는 개인 거래의 일부분이지만, 이런 측면에서 과도하게 투기적인 거래는 조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용융자 금리도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뿐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있어 개인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작년 같은 개인 수급 중심 장세는 앞으로는 조금 어렵고 외국인과 기관의 영향력이 증시를 좌우할 것 같다"며 "대신 신용융자에 따른 반대매매 등 리스크는 감소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증권사별 신용융자 금리 현황(61∼90일 기준)

증권사신용융자 금리(%)
이베스트투자증권9.2
키움증권9.0
SK증권8.9
유안타증권8.9
한양증권8.9
유진투자증권8.9
DB금융투자8.8
한국투자증권8.8
KTB투자증권8.7
하이투자증권8.6
삼성증권8.6
교보증권8.4
한화투자증권8.4
메리츠증권8.3
NH투자증권8.3
하나금융투자8.0
부국증권8.0
KB증권8.0
현대차증권7.9
신한금융투자7.8
대신증권7.5
케이프투자증권7.5
IBK투자증권7.5
미래에셋증권6.9
유화증권6.5
BNK투자증권6.5
신영증권6.0
상상인증권5.2

(자료=금융투자협회 공시)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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