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에 의사당 지어주고, SOC프로젝트 30억 달러 투입
반탈레반 시위 벌이는 인도인들 |
30일 인도 매체들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20년간 아프간의 친미 성향 정부와 가장 가까운 파트너 중 하나로 꼽혔다.
그동안 인도는 아프간의 댐과 학교, 도로 등 국가 기반시설(SOC) 구축 관련 400여개 프로젝트에 30억 달러(3조5천억원)를 투자했다.
또, 인도는 아프간과의 우호 상징으로 71억루피(1천258억원)를 들여 아프간 국회의사당을 지어줬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5년 12월 아프간 국회의사당 개관식에 직접 참석했고, 당시 모디 총리 방문 전후로 러시아제 Mi-25 공격헬기 4대를 아프간에 선물했다.
2017년 아프간 대통령 손잡은 모디 총리(오른쪽) |
인도는 아프간의 많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원조도 아끼지 않았다.
인도는 아프간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했고, 올해 인도의 대아프간 수출액은 8억3천500만 달러(9천815억원), 수입액은 5억1천만 달러(6천억원) 상당에 이르렀다.
인도 정부는 탈레반을 '앙숙'인 파키스탄의 대리인으로 취급하며 멀리하고, 아프간 정부만 상대했다.
탈레반은 과거 통치기(1996∼2001년) 때도 소수민족이 주로 사는 북부 지역은 장악하지 못했는데, 인도 정부는 북부 지역 무장 동맹과 가깝게 지냈다.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 지도 |
그러다 보니, 탈레반이 이달 15일 정권을 잡자 인도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탈레반은 이달 중순 파키스탄을 통한 인도 화물 수출입을 차단해 차질이 빚어졌다.
마이클 쿠겔만 미국 윌슨센터(싱크탱크) 아시아 프로그램 부국장은 "인도는 카불의 가장 가까운 지역 파트너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불리한 국가로 변했다"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올해 5월부터 미군·국제동맹군이 철수를 시작하고, 탈레반이 점령지를 넓혀가자 인도 정부 관리들이 6월 하순 카타르 도하로 날아가 탈레반과 비밀회동을 가졌다.
인도가 탈레반 손을 잡기에는 너무 늦게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지만, 탈레반 지도부는 '정상 국가'를 원하기에 일단은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탈레반 고위 지도자 모하마드 압바스 스타니크자이는 지난 28일 "인도는 이 지역에서 매우 중요하고, 우리는 인도와 무역과 경제관계를 원한다"며 "우리는 이전과 같은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타니크자이는 탈레반의 대외 협상 최고 책임자로서, 도하에서 미국과 평화협상을 이끌었다.
그의 발언을 두고 인도 매체들은 탈레반이 '올리브 가지'를 흔들어보인 것이라고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는 인도가 유엔안보리 8월 순회 의장국을 맡은데다 도하에서의 물밑 협상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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