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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미국 금리인상 멀었다지만… IMF, 신흥국 긴축발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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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보다 큰 역풍, 못버텨"
물가상승·부채 변수에 주목


파이낸셜뉴스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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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올해 안에 돈풀기 전략을 축소한다고 시사하면서 신흥시장의 돈줄이 갑자기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13년 발생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긴축발작' 사례를 언급하며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신흥시장 국가들이 버틸 수 없다고 경고했다.

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긴축발작 문제를 재차 경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10년 전후로 자산 매입을 통해 시장에 직접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으며 2013년 테이퍼링을 예고했다. 신흥시장에서는 테이퍼링과 동시에 미국 금리가 오른다고 예상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하게 돈을 미국으로 옮기면서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증시가 추락했다. 이러한 긴축발작 결과 당시 한국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7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순매도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를 다시 시작했지만 이를 축소해야 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고피나스는 2013년의 긴축발작이 재발하는 상황을 경고했다. 그는 "신흥시장은 전보다 큰 역풍에 직면했다"며 "신흥시장 경제가 여러 방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고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변경에 따른 긴축발작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2013년과 현재를 비교하며 물가상승과 부채라는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피나스는 긴축발작으로 신흥시장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 뒤이어 가파른 물가상승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상승과 공급 부족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세계적대유행(팬데믹)이 벌어지고 있다"며 물가가 오른다는 예상이 물가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보다 훨씬 가파른 물가상승 시나리오를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IMF는 지난 7월 발표에서 미국이 빠른 속도로 돈줄을 죄고 신흥시장의 백신 보급이 계속 어렵다면 2025년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4조5000억달러(약 5240조원)가 증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테이퍼링으로 돈줄을 죄기로 결정한 이상 곧바로 금리까지 올릴까봐 걱정하고 있다. 과거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마우리스 옵스펠드는 이자가 오르면서 팬데믹으로 막대한 빚을 냈던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내다봤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대형 신흥시장 경제의 정부 부채 비율은 2020년 기준 GDP 대비 52.2%에서 60.5%까지 늘었다. 그는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중저소득 신흥시장이 타격을 입는다며 "달러를 빌리는 조건이 나빠지고 해외 자본이 빠져나가면 가뜩이나 팬데믹 와중에 힘든 국가들에 파괴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IIF에 의하면 2020년 2·4~4·4분기 동안 3600억달러 이상의 해외 자본이 신흥시장 증시와 채권 시장에 흘러들었다.

고피나스는 2013년의 파국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당국과 시장이 매우 분명하고 자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에 대해 "당시 버냉키의 성명에는 테이퍼링 직후에 금리가 오른다는 암시는 없었지만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와 섞여 불안을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7일 화상 연설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진전된다면 연준이 올해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테이퍼링의 속도가 금리 인상 시기를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의 척도가 되는 물가상승률 목표(2%) 달성 여부를 계속 지켜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해당 발언에 대해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미 증시는 연설 당일 1%포인트 안팎으로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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