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평행선 달리는 '언론중재법'…열쇠 쥔 박병석 의장의 선택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머니투데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각자 자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the300]정의당을 포함한 야당은 물론 언론유관단체, 국제언론단체 등이 강력 반대하는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줄다리기 협상이 계속된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본회의 개의 및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국민의힘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며 맞선다.

여야 이견이 첨예한 상황에서 이들 시선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하는 대목이다. 박 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결단할 경우 개정안 상정 및 야당의 (filibuster·무제한 토론) 수순을 밟는다. 반면 숙의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개정안 처리는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여야 협상 5시→7시…본회의도 '잠정 멈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언론중재법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같은날 오후 7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후 "오후 7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얼굴 붉히고 안 가는 것만으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역시 "특별히 드릴 말씀 없는데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자리를 떴다.

앞서 이들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후 4시에도 만났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본회의가 계속해서 순연되는 상황이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을 처리하려고 했다.

머니투데이

더불어민주당 한병도(왼쪽부터) 원내수석부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 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野 '총력 저지'


핵심 쟁점은 언론중재법상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 조항이다. 민주당 안은 △보복적이거나 반복적으로 허위·조작보도를 한 경우 △정정 및 추후 보도가 있었음에도 해당 기사를 별도의 충분한 검증 절차 없이 복제·인용한 경우 △기사의 본질적 내용과 다르게 제목·시각자료를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 등을 고의·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을 무리하게 법안에 담았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고의·중과실 간 명확한 인과관계 등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법 적용이 이뤄져 원고의 입증 부담을 완화한다는 설명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입증 책임의 부담 법리에 크게 벗어나 있다"고 지적한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동원해서라도 총력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처리를 막고자 주말부터 지금 이 시각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민주당은 막무가내 고집불통"이라며 "독재국가에서나 있을법한 악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머니투데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기국회 발목 잡힐까…원안 수정 가능성도


여야 협상이 길어지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우려를 고려해 언론중재법의 본회의 상정을 9월 정기국회로 연기할 경우 정기국회 내내 발목 잡힐 가능성을 우려한다. 국회법 106조의2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중에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 무제한 토론이 종결된 것으로 보는데 언론중재법 처리를 이유로 정기국회를 회기 중에 종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안 수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야 의견을 반영해 수정안을 만들고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윤 원내대표는 "수정안 관련해서 얘기가 나오고 있나"라는 기자들 질문에 "야당에서 전혀 입장 변화가 없다. 저희는 양보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 중인 '언론독재법 철폐를 위한 범국민 필리버스터' 현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열쇠 쥔 박병석 의장…"답 안 주셨다"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박 의장은 여야 협상 기간을 충분히 제공했다는 판단에 따라 본회의 개의를 결정하면 언론중재법은 상정과 야당의 필리버스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박 의장이 숙의 기간을 더 갖고 여야 대화를 촉구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여야가 더 시간을 두고 협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지난 25일 해당 법안의 본회의 처리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 계속 평행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들 질문에 "(의장이) 답을 안 주셨다. 그러니까 계속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 교섭단체 대표와 의사일정 협의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