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미국 시민·영주권자 이송 루트 검토 중…인도적 지원 계속"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차관. © 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을 향해 이전과 달라진다면 얻을 게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차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탈레반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에 기여한다면 탈레반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며 "탈레반이 아프간을 이전과 달리 이끈다면 얻을 게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 미국 침공 전까지 아프간을 통치하는 동안 남성에게 수염을 기르도록 하고 여성에겐 온몸을 덮는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는 등 이슬람 급진주의 통치와 공포 정치를 시행한 바 있다. 미군 철수와 맞물려 탈레반이 다시 득세하면서 과거의 억압 통치 부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이미 지난달 15일 아프간 정부 붕괴와 함께 카불을 장악한 이후 새 체제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눌란드 차관은 "우리는 그들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볼 것"이라면서 "그들은 행위를 통해 증명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아프간에 남은 미국인 등의 추가 대피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 11시 59분 마지막 미군 수송기가 이륙할 때 아프간에는 미국인 100~200명이 남아있었다. 탈출을 원했던 현지인도 수만 명에 달한다.
눌런드 차관은 "미국인과 합법적 영주권자들이 아프간을 떠날 수 있도록 항로와 육로 등 가능한 모든 옵션과 경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난 24시간 동안 그들과 접촉해 대피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어떤 경로가 그들에게 편할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프간 내 미 영주권 보유자 수는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밝혔다.
미국 정부는 남은 아프간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함께 난민 대책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눌런드 차관은 "미국은 아프간에 인도적 지원을 계속 하면서도 이 지원이 아프간에 들어설 새 정부로 흘러들어가진 않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군 기지에 아프간인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난민들의 영구 정착촌 건설은 아니고 의료와 구호를 제공하고 재정착 기구와 난민을 연결시켜주는 개념이라고 사키 대변인은 설명했다.
sabi@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