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철수 하루 앞당긴 30일 완료 탓 민간인 송환 차질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직후에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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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때 미처 대피하지 못한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들이 미국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1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대피 의사가 있지만 아프간에 남은 미국인을 100~2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미군이 당초 예상보다 하루 빨리 철군함에 따라 아프간에 남게 됐다. 미군은 마지막 테러 위험을 피하기 위해 철군을 하루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당초 31일까지 철수할 예정이었으나 30일 철수를 완료했다.
이로 인해 아프간을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생겼다.
◇ "미군이 떠난 사실 알고 할 말을 잊었다" : 자신을 사라라고 소개한 한 미국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미군이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잠시 할 말을 잊었다”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14년간 아프간에서 통역사로 일했고, 현재 대피 대상 37명과 함께 집에 머물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미 국무부의 지시에 따라 카불 공항으로 갔지만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며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떠난 뒤 돈과 희망이 거의 바닥난 채 카불 외곽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 그는 "대부분 미국인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다"고 밝혔다.
◇ 바이든 구했던 통역사도 탈출 실패 : 미국인 이외에 미국에 협조했던 통역 등 아프간인들도 애타게 미국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 부역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에 처형당할 것이 두려워 집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군 통역사로 활동한 존이라는 아프간인은 문밖출입을 못하는 것은 물론 “탈레반이 언제 집에 들어닥칠 지 몰라 두려움 속에 하루 24시간을 보낸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도운 통역사도 아프간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사키 모하메드는 13년 전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아프간을 순시하다 조난당했을 때 그를 구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SOS를 쳤으나 결국 아프간 탈출에 실패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님 나를 잊지 마세요. 저와 가족을 구해 주세요”라는 SOS를 날렸다. 하지만 그는 끝내 탈출에 실패했다.
미국의 한 전직 군인은 WSJ과 인터뷰에서 "아직 아프간에 미국인이 남아 있다. 이는 미군의 임무가 반만 끝난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데려올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 상원 미귀국자 지원법 추진 : 미국 정가에서는 이미 아프간에 남은 사람들을 구조하려는 노력이 나오고 있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전히 귀국하지 못한 미국인들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상원은 '돌아오는 미국인들을 위한 긴급 송환 지원법'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법안에는 1000만 달러(116억원)의 긴급 자금 제공 등이 포함돼 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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