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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이젠 아프간 철군도 중국 때문이라는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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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받는 바이든, 중국으로 화제 전환

반중정서 이용하는 바이든, '대중 목표' 진정성까지 의심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종료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대피 작전에 대해 "최선의 결정이고 대단한 성공"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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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혼란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철군의 정당성을 설명하면서 또다시 중국을 언급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며 20년간 지속된 최장기 전쟁은 종식됐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렴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대피행렬이 이어지는 등 혼란한 상황에서 기존에 정해진 철군 시한을 고집하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CNN은 지난 26일 카불 공항 외곽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 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아프간 전쟁은 피로 얼룩진 채 끝나가고 있고, 이 전쟁을 종결지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은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백악관 참모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철수시켜야 한다는 열망이 워낙 크다보니 철군 방법에는 집중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여전히 200명 미만의 미국인과 수천명 규모로 추정되는 현지 조력자들은 대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공화당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사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화당 마샤 블랙번 상원 의원은 "실패한 계획으로 이번 공격이 발생하도록 한 이들을 시작으로 책임을 질 때"라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 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모두 사임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탄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철수 이유 중 하나로 중국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프간에서 20년간 전쟁을 치른 후, 나는 또 다른 세대의 미국 아들과 딸들을 오래전에 끝냈어야 할 전쟁에 보내길 거부했다"며 운을 뗀 뒤 중국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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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뒤 아프간인들이 카불 공항에서 카타르로 가는 미국 공군 C-17 수송기에 빼곡하게 탑승해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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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세계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20년간 아프간에 집중했던 미국은 이번 철수를 통해 최우선 과제를 '라이벌' 중국 등이 위치한 아시아로 초점을 분명하게 전환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략적 전환을 암시하듯 해리스 부통령 역시 미국의 아프간 철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드는 동안 동남아를 순방하며 머물며 이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아프간 철군으로 중국 견제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는 것은 사후 분석이지 후자가 전자를 정당화해 줄 순 없다.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은 바이든 정부의 패착에서 비롯된 것이지 중국과 무관하다.

그렇다보니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라는 미국인들 대다수가 공감하는 명분을 내세워 아프간 사태와 관련한 미국 내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퓨 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89%는 중국을 경쟁자 또는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인의 67%가 중국에 대해 '차갑게 느낀다'고 답했다.

중국을 끌어들인 건 여러 번 있었다. 지난 4월 2조 달러(약 2319조원) 규모의 미국 내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도 그랬다.

인프라 투자 계획은 미국의 도로, 다리, 5세대(5G) 통신망 등 기반시설에 2조 달러의 투자를 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도로(roads)라는 단어를 두 번 사용했지만 중국(China)이라는 단어는 무려 6번 언급했다.

이른바 반중정서를 건드려 '평범한 중산층'의 여론 결집을 꾀함으로써 공화당의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겠다는 분석이 당시에 나왔다.

또한 미국이 중국보다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녹색 경제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보수주의자들이 반대하는 기후 변화 정책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전가의 보도'처럼 중국을 무관한 사안에서까지 계속 끌어들인다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운 최대 국정 목표도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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