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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女 인간으로 안봐"…'면전인터뷰' 女앵커 탈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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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간 TV채널 톨로뉴스에서 탈레반 간부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의 모습. 톨로뉴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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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간부를 TV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인터뷰했던 여성 앵커가 "사람들이 당신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마음속에 다른 그림을 그리면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탈레반은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자신의 아프간 탈출 이유를 밝혔다.

2일 로이터통신·가디언에 따르면 베헤슈타 아르간드(23)는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아프간 탈출기를 털어놨다. 그는 방송을 하기 전 상황에 대해서도 "그들(탈레반)이 방송국에 온 걸 보고 충격받았다. 자제력을 잃었었다"며 "머리카락을 확실히 가리고, 신체 다른 부위가 드러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 뒤에 인터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미디어팀 소속 간부 몰로이 압둘하크 헤마드를 톨로뉴스로 보냈고, 아르간드가 5m 옆에서 인터뷰했다. 아르간드는 당시 방송에서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상황에 관해 물었고, 헤마드는 "아프간의 진정한 통치자가 탈레반이라는 점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톨로뉴스 경영진은 "톨로뉴스와 탈레반이 역사를 다시 썼다. 20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라고 자축했고, 탈레반의 첫 TV인터뷰에 세계언론의 이목이 쏠렸다. 탈레반이 그간 여성의 인권을 탄압해왔는데, 첫 인터뷰어가 여성이었기에 아르간드 역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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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헤슈타 아르간드.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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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르간드는 지난달 24일 파키스탄의 여성운동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도움을 받아 카타르 도하로 탈출했다.

아르간드는 "탈레반은 톨로뉴스 경영진에 여성 직원은 모두 히잡을 쓰게 하고, 여성 앵커들을 일하지 못하게 했다"며 "탈레반은 언론사에 그들의 인수와 통치에 대한 보도를 중단하라고 했다. 간단한 질문조차 못 하는 상황에 어떻게 언론인 역할을 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언론의 자유를 주고, 여성들이 교육받고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만, 많은 동료가 탈출했다"며 "전에 인터뷰했던 말랄라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말랄라는 가족과 함께 도하로 탈출하도록 도왔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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