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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카불 공항 일부 운항 재개…美, 아프간 구호 자금도 다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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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의 가동이 일부 재개되며, 미군 철수 이후 첫 비행이 이뤄졌다고 4일(현지시간) AP 통신이 전했다. 이에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중단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도 재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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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철수후 카불 공항에 버려진 군 수송기 앞을 걸어가는 탈레반 관리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이날 카불 공항에선 아프간 서부 헤라트, 남부 칸다하르, 북부 발크 주(州)로 향하는 3편의 국내선이 재개됐다. 아직 항공관제용 레이더 및 정보처리 시스템 없이 수동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난 2일 카타르의 기술팀이 도착한 지 이틀 만에 노선 일부가 복구된 것이다.

이날 카불 공항 관계자는 “5일에도 같은 지역으로 향하는 3편의 비행이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산악지대로 구성된 아프간의 특성 때문에 탈레반은 공항 재가동을 통치 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전했다. 수도 카불과 지방정부 간의 교류가 원할해질 때 국정 통제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공항은 세계와 연결에 있어서도 생명선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노선이 언제 재개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탈레반이 공항 가동 등 국정 정상화 수순에 들어감에 따라 아프간에 대한 국제사회 원조 문제도 다시 논의되고 있다. 유엔은 오는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아프간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재개를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아프간인들이 필수 서비스를 계속 제공받을 수 있는 인도주의적 접근이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아프간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부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고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 국제개발처(USAID)가 탈레반 재집권 이전에 계획했던 대로 아프간 프로젝트에 배정된 2억6000만달러(약 3000억원) 이상을 다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자금은 유엔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이주기구(IOM)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에 제공돼 경제위기가 악화하는 아프간에 식료품과 의약품, 기타 인도주의 구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쓰인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지난달 아프간을 점령한 직후 개발 원조 자금을 일제히 중단했다.

다만 아프간 제재 지속 여부에 대한 미국의 고심은 커지는 상황이다. 아프간의 실권을 잡은 탈레반을 계속 제재할 경우 이미 극심한 경제난에 처한 주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에 대한 장악에 실패할 경우 지방을 중심으로 더 극단적인 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현재까진 탈레반 지도부에 대한 제재와 아프간 국민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를 구분하는 분위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일 “우리는 탈레반 지도자들에 대한 제재 압박이나 국제 금융 시스템으로의 접근과 관련한 중대한 제한을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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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탈레반 무장 세력인 ‘아프가니스탄 민족저항 전선’ 대원들이 판지시르 계곡 언덕에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아프간 국민저항 전선이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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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탈레반 대변인 비랄 카리미는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간 민족저항 전선’이 활동 중인 판지시르 계곡 지역 중 4곳을 점령했다”며 “우리는 (계곡의) 중심 지역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탈레반 소셜미디어(SNS) 홍보 계정이 판지시르 함락 소식을 올리며 수도 카불에서는 판지시르 함락을 축하하는 총성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아프간 민족저항 전선을 이끄는 아흐마드 마수드는 “판지시르 함락 소식이 돌고 있지만, 이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로이터도 “탈레반은 판지시르 점령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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