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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 올려도 증시자금 썰물 없다…역대 최대 '빚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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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투자자 예탁금 및 신용융자잔고 역대 최고 수준 지속, 증시거래대금은 소폭 감소… "문제는 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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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21포인트(0.79%) 오른 3,201.06으로, 코스닥은 6.66포인트(0.64%) 상승한 1,053.85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환율은 4.50원 내린 1157.00원을 기록했다. 2021.9.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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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우려했던 자금이탈은 눈에 띌 정도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이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후속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은 여전하지만 일단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주요 증권사 실적 역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제외)은 69조63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기 하루 전 63조5856억원 이후 7거래일만에 6조원 이상 늘어나며 재차 70조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빚투' 지표로 꼽히는 신용거래 융자 잔고도 2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18일 25조611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이후 기준금리 인상 직전일(8월25일)에 24조4542억원까지 소폭 줄었다가 이달 들어 다시 25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진입을 노리는 대기자금도, 빚투 자금도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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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거래대금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나온 당일 이후 이달 3일까지 7거래일간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4270억원을 기록했다. 8월 일평균 거래대금(27조4531억원) 대비 7% 가량 적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달간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글로벌 유동성 확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데다 코로나19(COVID-19) 델타변이 확산으로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등 복잡한 변수가 불거졌다. 증시의 상승탄력이 대폭 둔화된 것은 그간 지수 흐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같은 영향으로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도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보이면서 유동성 축소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 상황만으로 증시로부터의 자금 이탈이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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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기자금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에서 증권주 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권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8월 기준금리 인상 후에도 고객 예탁금이 69조600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형 IPO(기업공개)들도 예정돼 있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 관련 지표는 하방경직적이고 관련 이익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거래대금은 2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이지만 20조원대 후반을 유지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9월 들어 3거래일간 일평균 거래대금도 26조9000억원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예탁잔고가 70조원 수준이 유지되고 있고 신용융자 잔고 역시 25조원대로 사상 최대를 거듭하고 있다"며 "MMF(머니마켓펀드)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도 각각 151조원, 67조8000억원으로 증시 주변 자금 역시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어 최근 박스권 장세에도 불구하고 증시 주변환경은 우호적"이라고 했다.

또 "4분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예상 최대 공모액 10조원)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현대중공업(1조8000억원) 등 다수의 거물급 IPO가 대기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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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리인상 여파가 완전히 불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개인매매 기여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8월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도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이동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었다고 판단된다"며 "8월 기준금리 인상 후 추가적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증시 주변자금 변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도 "하반기 금리인상이 한 차례 더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각국 유동성 회수가 시작되고 있어 거래대금이 현 수준으로 유지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에 따른 이익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아직까지는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가 크게 나타나지 않겠지만 내년부터 증시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홍재 연구원과 박혜진 연구원은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을 상대적으로 유망한 종목군으로 꼽았다. 내년 예상 배당수익률이 6~7%에 이르는 등 여타 증권주들과의 차별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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