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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반기업·반시장 심리로 경제활성화 모색은 연목구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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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2021 백두포럼' 강연…"2050탄소중립 시나리아 초안 큰 실망"

"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제, 시장상황 도외시한 채 너무 빨리 추진"

연합뉴스

2021 백두포럼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과 정부의 일부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2021 백두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통해 "탄소중립위가 8월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크게 실망했고 무척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 초안은 화석연료 등 기존 에너지원을 일부 활용할지, 아니면 모두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대체할지에 따라서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최소 96.3%에서 최대 100% 감축하는 3가지 안으로 구성됐다.

반 전 총장은 "1안과 2안은 2050 탄소중립을 포기한 것이고 순배출량을 100%까지 감축하는 3안도 그 가능성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며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탈원전 정책)을 '역(逆)전환'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타협의 여지가 없는 정교한 시나리오, 불확실성을 남기지 않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과 관련해 취지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시장 상황과 기업 형편을 도외시한 채 너무 많은 것을 너무 빨리(too much, too soon), 그것도 다수의 반대를 외면하고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경제는 심리'라고 말했는데 맞는 말"이라며 "그러나 이렇게 반기업·반시장적 심리를 갖고서 경제 활성화를 찾는 것은 연목구어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에 필수 불가결한 생존전략이 됐다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확고한 신념을 갖고 ESG 경영을 실천하고, 기업은 특성에 맞춰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규제 완화로 중소기업의 운신 폭을 넓혀주고 대기업은 동반성장을 지원하는 등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주문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포럼 개회사를 통해 "최근 급격히 강화되는 환경 규제가 중소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시행 속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고탄소 수입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세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제의 흐름이 신무역장벽으로 작용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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