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을 개방한 금강 세종보 주변이 호수에서 잡초밭으로 변한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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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洑)를 개방한 지 4년이 지나면서 이 지역 생태계가 일부 복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강 세종보 상류에서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가 처음 발견됐고, 강 주변에는 수달·큰고니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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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했더니 멸종위기 어류 돌아왔다
환경부의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은 1000일 이상 보를 완전 개방 중인 금강(백제보 제외)에서 멸종위기 동물들이 발견됐다고 15일 밝혔다. 4대강 사업으로 수위가 높아졌을 때 보이지 않던 동물들이다. 보 개방으로 물 흐름이 다양해지고 강 주변에 모래, 자갈이 조성되는 등 하천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사평가단 소속인 성지원 과장은 "맑은 물과 깨끗한 모래톱을 선호하는 흰수마자(멸종위기Ⅰ급)의 분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올해 5월엔 미호종개(멸종Ⅰ급)가 세종보 상류 합강습지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말했다. 각각 잉어목 잉어과, 잉어과 미꾸리목 어류인 흰수마자와 미호종개는 깨끗한 물에만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멸종위기 1급인 미호종개. 사진 환경부 |
또한 금강 백제보·공주보 상류 구간에선 가숭어(지난해 8월)와 숭어(올해 6월)가 새로 발견됐다. 강과 바다를 왕래할 수 있는 숭어는 강 사이의 연결성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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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00배 수변공간에 수달 등장
보를 개방하면서 드러난 모래톱, 습지 등 수변공간은 표범장지뱀이나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 생물들의 휴식 공간이 됐다. 보 개방 후 증가한 금강 모래톱과 수변 공간은 각각 1.343㎢, 2.133㎢이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188배, 299배에 달한다. 수변 서식공간이 늘자 전 구간에서 흰꼬리수리, 흰목물떼새가 발견됐고, 세종·공주보에선 큰고니와 큰기러기가 관측됐다. 모두 멸종 Ⅰ·Ⅱ급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생물들이다.
지난 6월엔 세종보 상류 지류인 제천에서 하천 생태계 건강성을 대표하는 수달도 발견됐다. 멸종위기 Ⅰ급인 수달은 특정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 생물인 '깃대종'으로 꼽힌다. 그만큼 하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멸종위기종인 수달. 중앙포토 |
환경부가 2017년 6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대강 13개 보를 관측한 결과, 특히 금강 보 구간에서 생태계 건강성 개선 경향이 뚜렷한 수치로 나타났다고 한다. 세종보는 이 기간 어류 건강성 지수가 35.6에서 51.3으로 44% 개선됐다. 저서동물 건강성 지수는 34.6에서 64.7로 87% 올랐다.
같은 기간 공주보의 어류 건강성 지수도 35.4에서 44로 24% 정도 증가했다. 다만 저서동물 건강성 지수는 백제문화행사 등으로 인해 수위가 자주 변하면서 52.6에서 45.9로 13% 하락했다. 건강성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생태계가 자연에 가깝다는 의미다.
백제보 상류 모래톱. 사진 환경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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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이용 이유로 보 모두 개방 못 해
모두 13개인 4대강 보 중에선 9개(6월 기준)가 개방됐다. 다만 개방된 보들의 상황은 각각 다르다. 금강의 3개 보는 완전 개방이지만, 영산강 2개 보와 낙동강 하류 4개 보는 물 이용 등을 고려해 부분적으로 열려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4대강 해체 사업이 농업용수나 물 이용 등을 불편하게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은 생태계를 위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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