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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표류 중 소변 마셔가며 모유수유…아이들 살린 母의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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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람선 난파로 바다에 표류한 탑승객들이 구명보트에서 발견됐다./베네수엘라 해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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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 유람선 난파로 4일 동안 바다에 표류한 40대 여성이 자신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소변을 마시며 아이들에게 모유수유를 한 사연이 전해졌다. 다행히 아이들은 목숨을 건졌지만, 모유수유로 인해 탈수 증세를 보인 어머니는 끝내 숨졌다.

15일(현지시각) 뉴스위크,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마릴리 차콘(40)은 지난 3일 6세 아들, 2세 딸과 함께 베네수엘라 미란다 주의 토르투가 섬으로 향하는 유람선 탑승 중 선박 난파 사고를 당했다. 당시 큰 파도가 유람선을 덮치면서 선체가 쪼개졌고, 탑승자 9명이 바다에 표류됐다.

차콘 역시 아이들, 보모와 함께 표류했다. 그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자녀들을 구하기로 결심했고, 아이들에게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 자신의 소변을 마셔 수분을 보충했다.

나흘 뒤 차콘과 아이들은 당국에 의해 발견돼 구조됐다. 발견 당시 작은 구명보트에 타 있던 아이들은 어머니 몸에 바짝 붙어 있었다.

구조된 아이들은 다행히 무사했으나, 차콘은 결국 숨졌다. 부검 결과 모유수유로 인해 탈수 증상이 가속화되면서 장기에 손상이 가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있던 보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

유람선 난파로 나흘 간 바다에 표류한 마리 차콘(40)과 자녀들./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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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콘의 장례식은 지난 11일 베네수엘라에서 치러졌다. 차콘이 자신을 희생해 아이들을 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셜미디어에는 차콘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일었고, 장례식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네티즌들은 “어머니의 사랑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당신의 마지막 날은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줬다. 당신은 영원한 빛의 존재” “편안히 쉬세요”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애도를 표했다.

한편 차콘의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버지인 레미스 클람보르와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자 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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