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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호주 핵잠수함 사업, "원전산업 침투 트로이 목마"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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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스페인 발렌시아 콘프렌테스의 원자력발전소 굴뚝에서 15일(현지시간) 수증기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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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은 프랑스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CNN은 18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시민단체들, 또 이웃국 뉴질랜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앞서 17일 미국·영국·호주 등 앵글로색슨계 3개국 동맹이 출범하면서 호주가 프랑스에 주문했던 900억달러 규모 디젤잠수함 사업이 좌초되자 이에 불만을 터뜨리고 미국과 호주의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호주 시민단체·뉴질랜드 '우려'
그러나 분노한 것은 프랑스만이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호주 반핵 시민단체들과 상당수 시민들이 이에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 이전은 원전산업이 호주에 진출하기 위한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호주는 지난 수십년간 원전을 거부해왔다.

호주와 가장 가까운 동맹국 뉴질랜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비공식적으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핵잠수함이 뉴질랜드 해역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질랜드는 1984년부터 비핵 지역이 됐다.

원전, 전세계 전력 10% 담당
전세계에서 현재 핵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들은 모두 6개국이다.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인도, 그리고 프랑스다.

이들 나라는 공통적으로 원자력 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경우 전체 전력 생산의 70%를 원전이 담당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원전은 전세계 저탄소 발전 가운데 수력에 이어 2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세계 단 440개 정도의 원전 반응로에서 전세계 전력의 약 10%를 생산한다.

농축우라늄, 손톱보다 작은 크기 하나가 석탄1톤 맞먹어
원전 연료인 농축 우라늄은 강력한 에너지원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 히타치 원자력에너지에 따르면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 정도 크기의 농축우라늄 하나가 석탄 1톤, 석유 3배럴 정도와 맞먹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우라늄 채굴 과정에서는 배출가스도, 온실가스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만 농축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전은 폐기물 문제도 골치이지만 우라늄 광산의 환경폐해도 심각해 많은 단체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은 탄소배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각국 정부가 참기 어려운 유혹이기도 하다.

특히 원전은 탄소배출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풀가동이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발전수단이라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소는 가동능력의 40%, 풍력발전소는 35% 수준만 가동하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설비능력의 92.5%를 가동하고 있다.

원전, 사고 나면 재앙
이렇게 효율적인 원전에 대해 많은 나라에서 반대하고 있는 것은 몇차례 큰 사고로 원전이 잘못되면 얼마나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미 쓰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 1986년 당시 소련에 속해있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또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보며 원전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호주·뉴질랜드는 사고 이전부터 반대
호주는 이보다 더 앞서 1970년대 강력한 원전 반대 운동이 시작됐다. 비록 호주는 원전을 가동하지 않지만 우라늄 광산에서 우라늄을 캐내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

타즈매니아해를 사이에 두고 호주와 마주보고 있는 뉴질랜드는 선진국 가운데 지금껏 원전을 단 한 번도 가동한 적이 없는 몇 안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뉴질랜드는 1978년 정부위원회 조사를 계기로 원전 대신 수력, 풍력, 태양에너지 등 국내에서 동원 가능한 에너지원을 활용하기로 하고 원전은 금지했다.

뉴질랜드 전력 공급의 80%는 수력발전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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