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전형 위해 '요구 조건' 맞춘 안정적인 환경 필요
준비·응시 과정서 여러 번 공간 대여···커지는 비용 부담
면접비 등 기업측 지원은 부재???“다양한 주거조건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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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이모씨(25)는 최근 비대면 면접을 위해 8인용 스터디룸을 혼자 빌렸다. 집에는 와이파이가 없어 휴대폰 핫스팟을 활용하다보니 인터넷이 자꾸 끊겼다. 면접은 30분 동안 진행됐지만 스터디룸은 최소 4시간부터 예약이 가능했다. 그는 "집에서 면접을 봤을 때 인터넷 연결이 자꾸 끊겨서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계속 되물어야했다"며 “원활하게 면접을 보기 위해 외부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면접 위한 안정적 환경 필요…통제 가능한 외부공간 물색
채용 전형을 위해 외부의 공간을 이용하더라도 어려움은 이어진다. 비대면 전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을 완벽히 통제하기 쉽지 않다. 최근 비대면으로 스타트업 인턴 면접을 본 이모 씨(23)는 6인용 회의실을 빌렸다. 이씨는 “인터넷 연결이 잘 되는지, 콘센트가 있는지, 방음이 잘 되는지 등 다양한 요소를 살펴야 했다”며 “처음 가는 공간이라 낯설 뿐더러 상세하게 알아봐야 하는 요소가 많아 걱정했다”고 밝혔다. 스터디룸에서 채용 시험을 본 김모 씨(23) 또한 “시험을 보는 공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었다”며 “스터디룸에서 시험을 보다가 외부인이 갑자기 들어와서 당황한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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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면접에도 공간 대여는 여러 번···커지는 비용 부담
김씨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탓에 비대면 입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친구 집을 빌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험 일주일 전 진행되는 예비소집 장소와 시험을 보는 장소가 같아야 했다”며 “스터디룸을 여러번 빌리려면 돈을 너무 써야 하고, 같은 공간을 빌리지 못할 수도 있어 친구집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회사측에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 공간을 마련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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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거 환경으로 인한 격차 고려해야”
기업들의 비대면 채용 경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8월 발표한 ‘국내 기업의 2021 하반기 채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비대면 채용 과정 도입을 희망한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기업 814곳 중 35%에 달했다. 전체 응답 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이 앞으로도 비대면으로 채용 전형을 진행할 계획인 것이다.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24.8%였고 ‘관심은 있으나 도입할지 불투명하다’는 응답은 40.2%였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청년들의 주거 환경은 다양하다. 자신의 방이 없는 경우도 있고, 긴 시간 인터넷 연결이 안정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비대면 채용 전형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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