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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지역정치와 지방자치

이재명 시장 집무실 천장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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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자신의 집무실 천장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찾아오는 민원인들과 나눈 대화를 모두 녹음했다는 것이다. 민원인들과 구설수에 오르거나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였다고 전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복심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3일 조선일보 유튜브 겸 팟캐스트 ‘강인선·배성규의 모닝라이브’에 출연, “2010년쯤 친한 사이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을 시장실로 찾아가서 사법연수원 때 일화 등 옛날 이야기 등을 스스럼없이 하는데 이 지사가 갑자기 ‘형(정 의원이 나이가 많음), 나하고 말할 때 조심해야 해’라면서 사무실 천장을 가리켰다”고 말했다. 위를 보니 집무실의 접견장 천장에 녹음이 되는 CCTV가 설치돼 있었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자 이 지사는 “많은 개발업자들이 찾아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뭔가를 두고 가려고 해서 ‘이러다 큰 일 나겠구나’ 싶어서 달아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나중에 민원인이나 개발업자들이 딴소리를 하거나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CCTV로 녹음을 했다는 것이다. 이 지사를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이 지사가 정치인이나 지역 인사들과 갖는 회의나 모임에서도 녹취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게 드러나서 논란이 인 적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 지사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민간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이 지사가 시장실에 CCTV를 달 정도로 자기 관리를 해왔다”며 “이 지사는 억울하다”고 했다. 정 의원은 “내가 알기로 대장동은 원래 LH가 하려던 사업인데 여러 압력으로 민간 개발로 갔다가 이 지사가 다시 공영개발로 돌려 놓은 것”이라며 “이를 통해 5500억원의 개발이익을 성남시에 돌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도시개발은 리스크가 굉장히 커서 분양이 안 되면 모든 책임을 (시행사가) 떠안아야 한다”며 “시행업자들이 회사를 설립하고 투자자를 모집해서 돈을 투자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간 사업자와 투자자들이 내부에서 어떻게 이익이 배분했는지가 문제될 게 있느냐”며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본인들이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고 이득이 나서 그걸 가져가는 과정에서 어떤 부패 행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지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미 이 사건은 시의회 등에서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고, 2018년 이후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를 했지만 아무 문제도 드러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 지사 스타일에 대해 “내가 이 지사에게 쓴 소리, 바른 소리 많이 하는데 이 지사가 다 듣는다”며 “다만 요새 반응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고 했다. 그는 “이 지사가 고집스럽고 독선적인 면이 있지 않나 우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많이 듣고 심사숙고하고 참모들과 의논해서 결정한다”고 했다. 또 “이 지사가 불안정하지 않느냐고 오해하는데 기본적으로 안정적이고 현실적”이라며 “진영·이념 논리에 갇히지 않고 귀가 열려있다”고 했다. 그는 “이 지사는 철저하게 법치주의에 근거하고 결론을 내린 후엔 과감하게 추진한다”며 “일부에선 그걸 두고 매우 즉흥적으로 하는 게 아닌가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배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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