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부회장, 법정 화상출석해 "정치적 기소" 입장 계속
멍완저우(맨 앞) 화웨이 부회장이 24일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밴쿠버=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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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중국으로 향했다. 체포 2년 9개월 만에 미국 법무부과 기소 연기에 합의하면서 캐나다에서 석방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시기부터 고조됐던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상황 해소를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24일(현지시간) 멍 부회장이 이란 제재와 관련해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대가로 멍 부회장에 대한 금융사기 사건을 무마하는 기소 연기 합의(DPA)를 했다. 합의에 따라 법무부는 피고인이 특정한 합의 조건을 지키는 한 일정 기간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자제하게 된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 지검은 이날 오후 멍 부회장 사건을 담당하는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기소 연기 합의서를 제출했다. 합의에 따라 멍 부회장은 이날 원격 화상회의 방식으로 법정에 출석해 화웨이의 이란 사업에 관해 HSBC 은행에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멍 부회장은 유죄를 인정하지는 않았으며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AFP통신은 멍 부회장이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경우 그에 대한 사기 등 형사고발은 2022년 12월 1일 기각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기소 연기 합의에 따라 이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대법원은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기각하고 석방 명령을 내렸다. 멍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국제공항에서 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 검찰은 2019년 1월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로부터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지만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막아 달라고 소송을 냈고, 이후 밴쿠버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법무부와 멍 부회장의 이번 합의는 한껏 고조된 미중 갈등 국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석방된 멍 부회장은 중국으로 향했다. 체포 후 2년 9개월 만이다. AFP통신은 멍 부회장이 석방 직후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중국 선전으로 향하는 에어차이나 항공편에 탑승했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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