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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이재명 누적득표 53%, 대장동 의혹에도 대세론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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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26일 대선 경선 후보직을 중도 사퇴하고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 의원이 전북 완주군 삼례읍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손을 잡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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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26일 더불어민주당 전북 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경선의 분수령인 ‘호남 대전’에서 최종 승리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호남에서도 이 지사가 대세론을 이어가면서 민주당 경선의 무게 추는 이 지사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전북 완주 우석대 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 권리당원·대의원 투표에서 54.55%(2만2276표)를 득표했다. 전날 광주·전남 경선에서 첫 승리를 거뒀던 이 전 대표는 전북에선 38.48%(1만5715표)로 2위를 기록했다. 전날 광주·전남 개표 결과와 이날 전북 개표 결과를 합친 호남 경선(25~26일) 종합 득표율에서도 이 지사는 49.70%를 얻어 이 전 대표(43.99%)의 추격세를 뿌리쳤다.

이날까지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53.01%로 과반 득표에 성큼 다가섰다. 반면에 이 전 대표의 누적 득표율은 34.48%다. 이 지사가 10월 10일까지 진행되는 후보 경선에서 과반 득표율을 유지하면 이 지사는 결선 투표 없이 제20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된다.

이재명 ‘대장동 논란 방어전 주효’ 분석

이날 개표 결과 발표 뒤 이 지사는 “기대 이상의 승리를 한 듯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개혁 민주세력의 본향인 호남의 경선 지지율은 본선에서 승리하라는 압도적 승리로 내부 분열을 극복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여주고자 하는 호남의 집단지성이 발현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결과에 대해 “투표에 참여한 전북도민과 당원 동지들께 감사드린다”며 “희망을 갖고 노력해 나갔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이 전 대표는 향후 경선 전략에 대해 “그동안 해온 것처럼 제가 가진 진정한 마음을 잘 알려드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일간 치러진 호남 경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4.65%(5240표), 박용진 의원은 0.87%(983표), 김두관 의원은 0.79%(885표)를 득표했다. 누적 득표율 0.68%를 기록한 김두관 의원은 이날 결과 발표 후 “원팀으로 단결해서 4기 민주정부를 반드시 세워야 한다. 대한민국의 산적한 과제를 가장 잘 수행할 적임자는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한 뒤 후보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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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개표 결과.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전 대표가 광주·전남 경선에서 첫 1위를 기록한 전날까지만 해도 당 일각에선 “경선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1주일 뒤 경선이 개최되는 부산·울산·경남 지역도 호남만큼이나 이낙연 캠프 조직세가 우세한 곳으로 분류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지사가 이날 전북에서 압승을 거두며 호남 전체 판세에선 앞서자 “이 지사가 전투에선 한 차례 졌지만 전쟁에선 이겼다”(전북 출신의 한 중진 의원)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불거진 대장동 논란에서 이 지사가 물러서지 않고 전면에 나서 방어전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캠프의 한 의원은 “이 전 대표 측이 야권이 주도하는 대장동 논란 국면에서 이 지사를 겨냥한 탓에 스스로 ‘네거티브의 덫’에 빠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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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북 완주에서 대선 경선 후보 합동연설을 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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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총리(13일 후보직 사퇴)를 지지하던 전북 지역 안호영·이원택 의원 등이 최근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것도 막판에 이 지사 쪽에 힘이 쏠린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 지사를 돕는 한 초선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연고가 있는 전남과 전북의 정서는 전혀 다르다. 전북민들이 이 지사의 선명성, 개혁성을 보고 선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에 이 전 대표 입장에선 전날 광주·전남 승리의 기세를 잇지 못한 게 뼈아프다. 그는 25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47.12%를 득표해 이 지사(46.95%)에게 0.17%포인트 차이로 신승했지만, 전북에서 16%포인트 넘는 큰 차이로 패배하면서 흐름이 끊겼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전북 결과는 다소 아쉽다”며 “다만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가리는 과정은 수도권 당원과 일반 국민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3일 2차 국민선거인단 결과 주목

호남 경선 결과가 2차 국민선거인단(10월 3일 발표·49만6339명) 투표와 경기·서울 당원투표(10월 9~10일 발표·30만9177명)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지사가 호남에서 승리하면서 대세론을 굳혔다”며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논란 때문에 대장동 이슈도 이 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대장동 여파가 부동산에 민감한 수도권 경선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도 대장동 의혹에 대한 정면돌파에 주력했다. 그는 연설에서 “국민의힘 정권 인사들이 그 민간업체(화천대유)에 곽상도·원유철 등 줄줄이 (관련돼) 있었는데 (그들이) 제게 눈곱만 한 허물이 있었다면 가만두었을 리 없다”며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도적떼 선동에 넘어갈 만큼 세상이 그리 어리석지 않다”고 주장했다.

완주=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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