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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쿠데타·탈레반 비판' 미얀마·아프간 유엔대사, 총회 연설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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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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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람 이삭자이 유엔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가 8월6일(현지시간) 유엔 본부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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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한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촉구한 아프간 대사의 총회 연설이 취소됐다. 이들이 본국을 향한 비판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대사 자리는 유지하도록 미국 등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영향력을 발휘한 결과로 알려졌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총회 연설자 명단에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빠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초 모 툰 대사는 전날까지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철회했다. 그는 “지난주 연사 명단 철회를 사무국에 알렸다”며 “미얀마 국민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연사 명단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초 모 툰 대사의 연설 철회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물밑 중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로 전복된 민주 정부 시절 임명된 초 모 툰 대사를 교체하려고 시도해왔다. 초 모 툰 대사는 쿠데타 직후인 지난 2월 유엔 총회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에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군부는 그를 대사직에서 해임하고 유엔에 서한을 보내 군 출신 인사를 신임 대사로 임명했다면서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유엔 입장에서 대사 교체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자칫 쿠데타 정권에 대해 유엔이 정당성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초 모 툰 대사가 자리를 지키는 동안 총회 등에서 공개 연설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CNN은 전했다.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정권 시절 임명된 굴람 이삭자이 유엔 주재 아프간 대사의 총회 연설도 불발됐다. 이삭자이 대사는 연설 전날인 26일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당초 대사는 탈레반에 저항하는 내용의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주말 연설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삭자이 대사는 지난달에도 국제사회에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등 탈레반 집권에 반대해 왔다. 앞서 탈레반은 유엔에 서한을 보내 이삭자이 대사가 더는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사무실 대변인 수하일 샤힌을 새 유엔 주재 아프간 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레반이 지명한 대사를 유엔이 받아들이는 것은 탈레반을 정식 정부로 인정할지의 문제와 연결돼 있어 유엔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아프간 대사가 유지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유엔 총회 자격심사위원회는 오는 11월 미얀마와 아프간 대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9개국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대사 교체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현 대사들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영국, 호주 간의 새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의 여파로 호주와 맺은 잠수함 공급 계약을 날린 프랑스는 대통령이나 총리가 아닌 장-이브 르 드리앙 외교장관을 연설자로 내세웠다. 당초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총회에 직접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가 화상 연설로 계획을 바꿨으며, 이어 연설자의 직위도 대통령에 장관으로 낮춰버린 것이다. 드리앙 장관은 지난주 내내 유엔 본부 소재지인 미국 뉴욕에 머물렀음에도 화상 연설을 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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