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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폭염에 전력 부족 위기

풀리지 않는 中 전력난 '공포' , 피해는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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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난 3대 배경,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원자재 가격 상승·과도한 '충성'
- 中악상황 글로벌 공급망 위협 요소, 美CNBC "다국적 기업 공장 이전 모색"


파이낸셜뉴스

중국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9일 중국 베이징 왕징의 소호 빌딩이 조명을 환하게 켜놓고 있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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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전력 대란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재 원자재 가격 상승과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탄소배출 저감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겨울철 난방을 걱정해야할 지경까지 일파만파 확산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표면적으론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 해소에 대해선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푸른 하늘’과 전랑(늑대)외교를 고집하고 있다. 실효성에 여전히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글로벌 공급망 피해 우려로 중국을 떠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30일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중국 전력난 배경은 우선 호주산 석탄 수입중단이 꼽힌다.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내 발전소와 제철소들에게 호주산 석탄을 들여오지 말라고 구두 통보했다. 호주가 화웨이의 5세대(5G) 네트워크 참여를 포기한데 이어 코로나19 기원 국제조사를 요구하는 미국 편에 서자, 무역으로 보복한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탄 수입국이다. 2019년 기준 석탄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호주에서 가져왔다. 발전용 57%와 코크스용 40%가 호주산이다.

중국은 석탄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입 비중은 7%에 불과하고 작년 전력난도 경제 V자 반등 등 수요 급증이 원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신빙성은 떨어진다. 중국은 호주산 수입을 차단한 뒤 곧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콜롬비아 석탄을 들여온 사실이 들통 났다. 상품·에너지 조사기관인 아르구스 미디어는 “중국 수입업자들은 고가에도 다른 수입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호주에게 쏜 화살이 부메랑이 된 셈이다.

당분간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의 가능성은 낮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호주가 중국을 겨냥한 동맹 협의체인 쿼드(미국·호주·일본·인도)와 오커스(미국·영국·호주)에 가입하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는 점은 감안하면 양국 관계는 경색될 가능성이 더 크다.

중국은 올해도 러시아나 인도네시아, 몽골 등에서 석탄 수입을 늘린다는 계획이나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중국이 호주에서 보복하는 사이 국제석탄 값은 1년 사이에 3배이상 뛰었다.

중국 내 석탄 비축량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시노링크 증권은 지난 21일 기준 중국 6대 석탄화력발전소의 석탄 비축량이 1131만t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보름 정도 사용량이다. 중국은 비수기의 경우 최소 20일 사용분을 비축해야 한다.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 걱정도 증가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중국에 필요한 발전용 석탄은 18억5000t이며 최소 2억2200만∼3억4400만t 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을 향한 과도한 충성이 ‘화’를 불렀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 중국의 모든 정치·경제·사회의 시계침은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내년 10월 당대회를 가리키고 있다. 2022년 2월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의 공적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성공적 개최가 필수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작년 9월 시 주석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2060년 탄소중립’도 전력난을 부채질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소비량을 작년보다 3% 줄이는 목표를 제시했고 지방 정부에겐 부랴부랴 숙제를 해야 할 시기가 됐다.

여기서 파생된 것이 지방정부의 화석연료 사용 제한이라는 극단적인 정책이다. 중국 사회 특성상 지방정부는 중앙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공공기관·기업은 무조건 지시를 이행해야 한다.

중국의 이러한 악상황이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은 세계의 우려다. 세계 제조업 기지의 공장 가동 중단은 글로벌 공급망 위협 요소다. 당장 포스코 등 중국 현지 우리 기업도 공장 가동을 90%가량 줄여야 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국 CNBC는 중국의 전력난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다른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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