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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신한·케이뱅크도 대출제한…자금줄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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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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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을 조만간 중단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모집인 대출 중단은 은행 전체 대출 중단의 전 단계로 인식된다. 다른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있던 신한은행까지 전세대출 제한에 나서면서 사실상 모든 은행이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을 이달부터 5000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5000억원 한도가 거의 차면서 대출 모집인 전세대출을 조만간 중단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5000억원 한도를 상당 부분 소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조이기보다는 가계대출 모니터링 차원에서 한도를 설정했다"며 "모집인 대출이 막히더라도 비대면과 영업점에서는 전세대출 신청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도 이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플러스 등 3개 상품의 최대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조정했다. 지난 2일 각 상품의 최대 한도를 낮춘 데 이어 연 소득 이내로 더 조인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은행권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대로 관리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8878억원으로 지난해 말 670조1539억원과 비교해 4.88% 늘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 7.29%, 하나은행 5.19%, 국민은행 4.90%, 우리은행 4.05%, 신한은행 3.02% 순이었다.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3%대로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다른 은행들의 대출 중단·축소에 따른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대출 수요가 신한은행 쪽으로 몰리자 속도 조절을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농협은행은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을 모두 중단했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점별·월별 대출 한도를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도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이날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과 일반 전월세보증금대출, 직장인 사잇돌대출의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신용대출은 연 소득 3500만원 이상, 직장 재직 기간 1년 이상인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다. 일반 대기업 직장인은 카카오뱅크에서 연말까지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 5일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대출도 이르면 이번 주말께 중단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토스뱅크는 영업을 개시한 지 이틀 만에 가입자 21만명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토스뱅크 가입자들이 지난 7일까지 신청한 대출은 2000억원 안팎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토스뱅크 대출액이 5000억원을 넘지 않도록 지도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말에도 토스뱅크가 대출을 실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현재 속도라면 주말께 연내 한도가 모두 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있던 신한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까지 대출 중단에 나서면서 하반기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 창구가 차례로 셧다운되는 모습을 보면서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내년에 이사할 예정인데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지 미리 문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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