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당원투표는 과반' 당심 결집·민심 이탈…文 57% 한참 못미쳐
명측 "역선택 가능성" vs 낙측 "민심 무섭다"
허리 숙여 인사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강민경 기자 = 대장동 의혹에도 꺾이지 않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과반 연승 행진에 막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이 후보는 순회경선 마지막날인 10일 누적 득표율 과반을 지켜내며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확정 지었지만, 30만명 표심이 걸린 '일반당원+국민'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 완패한 것이다. 서울 지역 당원·대의원 투표의 과반 달성으로 만회하긴 했지만 대세론이 휘청거리는 순간이었다.
이날 발표된 개표결과 이 후보는 최종 50.29%를 기록,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확보한 57%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이 후보는 서울 지역에서도 51.4%를 득표, 지난 6주간 진행된 총 11차례의 순회경선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적 텃밭인 전남·광주를 제외한 10곳에서 과반 승리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함께 발표된 3차 선거인단 개표에서 이 후보는 28.30%에 그쳤고, 무려 62.37%를 휩쓴 이 전 대표에게 참패당했다.
이 후보가 앞서 1차(51.09%), 2차(58.17%)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줄곧 기세를 이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날 득표 수준이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이재명 경선캠프의 한 관계자는 "해석하기가 어렵다. 상식적이지 않은 결과"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이슈가 정국을 뒤덮으며 이 후보를 향한 안팎의 공세가 가팔라진 것이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3차 선거인단 모집은 지난달 1∼14일 2주간 이뤄졌다. 9월 12일 국민의힘 주자였던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이 이 후보를 향한 "대장동 게이트" 의혹을 처음 꺼내든 시기와 맞물린다.
수락연설하기 위해 마스크 벗는 이재명 대선 후보 |
특히 이들 3차 선거인단의 실제 온라인 투표(10월 6∼7일) 진행을 앞둔 지난 1일 국정감사가 시작되며 이 후보를 향한 야당의 총공세가 펼쳐졌고, 지난 3일에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측근으로 알려졌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구속되는 악재마저 터졌다.
투표 첫날인 6일에도 '화천대유 50억 클럽' 명단 공개 등 관련 뉴스가 이어졌고, 4∼6일 실시된 여론조사 4개기관 합동 NBS조사에서 이 지사의 대권 지지율이 전주 29% 대비 3%포인트 하락한 26%로 집계되는 등 이미 이슈의 여파가 감지된 바 있다.
서울 권역 전국대의원·권리당원 ARS 투표도 지난 8일부터 3일간 진행돼 시기적으로는 비슷했지만, 이 후보의 득표 결과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지층으로 대변되는 '당심'은 대장동 의혹에 더욱 결집한 반면, 일반국민의 '민심'은 이 후보를 향해 의문 부호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이 후보 측에서는 '역선택'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려는 야권 지지층이 선거인단에 유입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다만 굳은 표정의 이 지사는 이날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턱걸이 과반' 결과에 대해 "국민의 뜻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라는 회초리라고 생각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이 득표율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을 수는 없겠다. 야당의 선동이나 일부 가짜뉴스 이런 것 때문에 영향이 없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일반 당원들의 투표, 득표율에는 큰 변화가 없어서 하나의 회초리로, 경계로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는 "3차 선거인단 결과는 우리도 예상 못했다.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깨닫는다"며 "국민들이 이 문제를 예사롭지 않게,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역선택 관측을 일축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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